"생명과 행성의 공존 모색"…韓 현대미술의 거장 최재은 '약속'전
서울시립미술관 23일~2026년 4월 5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최재은의 개인전 '최재은: 약속(Where Beings Be)'을 23일부터 내년 4월 5일까지 서소문본관 1층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올해 핵심 의제인 '행동'과 '행성'을 완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조각, 영상, 설치, 건축 등 매체를 넘나들며 생명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해 온 최재은의 이번 전시는 그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하는 국내 첫 국공립미술관 개인전이다. 전시는 인류의 기원부터 현재의 생태 위기까지를 하나의 시간 축으로 연결하며 '루시', '경종', '소우주', '미명', '자연국가'라는 다섯 가지 소주제로 구성된다.
인류 화석에서 착안한 '루시'가 존재의 출발을 알린다면, '경종' 섹션은 실시간 해수면 온도 데이터를 활용한 영상으로 기후 위기의 긴박함을 시각화한다. '소우주'에서는 일본 전통 종이를 땅속에 묻었다가 꺼낸 작업 등을 통해 미시 세계의 순환 질서를 조망하며, '미명'에서는 멸종 위기 식물 560여 점의 압화와 멸종된 종의 이름을 부르는 음향 설치를 통해 사라져가는 존재들에 주목한다.
특히 '자연국가' 섹션은 DMZ를 인간의 분단 경계가 아닌 자연이 지배하는 공간으로 재사유한다. DMZ 철조망을 녹여 만든 작품 '증오는 눈처럼 녹는다'와 국제 협업 아카이브를 통해 인간 중심의 경계를 넘어선 생태적 회복 가능성을 제시한다.
관람객이 직접 해바라기 씨앗으로 종자볼을 빚는 참여형 워크숍도 열린다. 이는 개인의 작은 참여가 토양 정화와 생태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체감하게 하려는 의도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지구와 연결된 개인의 실천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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