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kg 벵골호랑이 재탄생…'라이프 오브 파이', 상상 이상의 경험"(종합)
26일 '라이프 오브 파이' 제작진 공동 인터뷰
공연은 GS아트센터, 12월 2일~내년 3월 2일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라이프 오브 파이'는 뮤지컬이나 연극이라는 정형화된 틀 안에 담기 어려워요. 다양한 무대 장치를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창적 형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작품의 장르를 '라이브 온 스테이지'(Live on Stage)로 부르고 있습니다."
세계적 화제작 '라이프 오프 파이'의 국내 제작을 맡은 에스앤코의 신동원 대표(프로듀서)는 이 작품이 기존 공연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지에스(GS)아트센터에서는 한국 초연을 앞둔 '라이프 오브 파이' 제작진의 공동 인터뷰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리 토니 인터내셔널 연출, 케이트 로우셀 무브먼트 겸 퍼펫 디렉터, 신동원 대표가 참석했다.
이 공연은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배가 침몰해 구명보트에 남겨진 소년 '파이'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227일간 태평양을 표류하는 내용이다. 2001년 출간된 원작은 이듬해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받았고, 이후 50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1500만 부 이상 판매됐다.
2012년에는 이안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 아카데미 감독상·음악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무대화 이후에는 2021년 영국 웨스트엔드, 2023년에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며 올리비에 상 5개 부문과 토니상 3개 부문을 수상했다. 북미,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등에서 공연된 데 이어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무대다.
리 토니 연출은 이 작품을 "시각·청각적으로 매우 이머시브한(관객 참여형)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을 작품 속으로 초대해 파이와 함께 여정을 떠날 수 있도록 이끈다"며 "관객도 자기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에 참여하게 되고, 그만큼 극적이고 몰입도 높은 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작품을 한국에 선보이기로 결심한 순간을 묻는 말에 "사실 이 작품이 무대화된다고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다"며 "그런데 공연에서 호랑이 '리차드 파커'와 눈이 마주친 순간 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느낀 환희와 충격적인 희열을 한국 관객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다"면서 "'라이프 오브 파이'는 그냥 '보는' 공연이 아니라 온몸으로 '경험하는' 신비로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에는 벵골호랑이를 비롯해 오랑우탄, 하이에나, 염소 등 다양한 퍼펫(인형)이 등장한다. 퍼펫은 실제 동물의 골격과 근육, 움직임을 모티브로 정교하게 설계됐다.
케이트 로우셀 디렉터는 "실제 벵골호랑이는 250㎏에 달하지만, 무대에서 사용하는 퍼펫은 15㎏ 정도"라며 "플라스타조트(plastazote)라는 가벼운 재질로 만들어졌고, 내부에는 실제 호랑이의 골격 구조를 반영한 나무 프레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호랑이의 경우 3명의 퍼펫티어가 한 팀을 이뤄, 각각 호랑이의 머리·심장·다리를 맡아 함께 호흡하고, 움직이며, 연기한다. 로우셀 디렉터는 "퍼펫티어 간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팀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연습실에서 교감 게임을 많이 하며 호흡을 맞춰갔다"고 했다.
제작진은 한국 초연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주·조연 배우, 퍼펫티어의 공개 오디션을 진행했다. 리 토니 연출은 배우 선발 기준에 대해 "굉장히 장난기 있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잘 놀 줄 아는 배우를 찾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파이' 역을 맡은 배우 박정민·박강현에 대해 "박정민은 무척 섬세하고 몰입감이 뛰어나고, 박강현은 무대 장악력과 캐릭터를 소화하는 능력이 출중하다"며 두 배우가 만들어낼 서로 다른 '파이'를 경험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오는 12월 2일부터 2026년 3월 2일까지 GS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한국어로 공연된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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