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엥포르멜을 지켜온 60여 년"…'석난희: 그림 속의 자연'展

성곡미술관 7월 6일까지

'석난희: 그림 속의 자연'전 전시 전경.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성곡미술관이 2025년 첫 전시로 '석난희: 그림 속의 자연'전을 개최한다.

성곡미술관 1관에서 7월 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60여 년 동안 자연과 추상미술을 탐구해 온 석난희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자리다. 60여 점의 작품들이 관객을 맞이한다.

석난희는 김환기의 제자로, 한국 앵포르멜 미술(Art Informel)의 영향을 받았다. 앵포르멜이란 '형식이 없다'는 의미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현대 추상회화의 한 경향이다. 그는 1962년 홍익대 미술대학 재학 중 최우수 학생으로 선발돼 첫 개인전을 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작가는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유학하며 예술적 시야를 넓혔고, 1969년 귀국 후 자연을 주제로 한 추상미술을 탐구하며 독창적인 표현 방식을 발전시켰다. 특히 1970년대부터 목판화와 판목화를 병행하며 자연을 작품 속에 직접 흡수시키려 시도했다.

한국전쟁 이후 각광받던 앵포르멜은 1970년대 한국의 경제 개발과 산업화를 거치며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석난희는 꾸준히 추상미술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예술적 방향을 잡아 나아갔다. 그 결과 그의 작품은 당시 유행하던 격렬한 표현주의적 추상미술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미감을 품게 됐다.

석난희, 자연, 1968, 종이에 석판, 29.6x39.6cm ⓒ 양영회·Yangyounghoe. / 사진: 아인아 아카이브(Ahina Archive) (성곡미술관 제공)

석난희의 모든 작업은 '자연 연작'으로 일관된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관계'를 담아내고자 한 그의 예술은 '자연과 인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세계관'을 반영한다.

작가의 작품 경향은 중국 송대 문인 소동파의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라는 말에서 드러나는 동양적 예술관과 맞닿아 있다. 즉, 석난희는 추상화를 통해 그림과 시가 결합하는 방식으로 자연의 리듬과 정신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는 석난희의 1962년부터 2000년대까지의 작품 여정을 아우른다. 특히 1980년대를 중심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구축된 그의 독창적인 미학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26일 오후 2시에는 석난희 작가가 참여하는 작가 도슨트가 진행된다. 5월 10일 오후 2시에는 성곡미술관 조각정원 글라스카페에서 윤진섭 미술평론가가 '한국 앵포르멜 미술과 여성 작가들'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이어서 24일 오후 2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석난희 작가, 박윤조 미술사학자가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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