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등 사랑의 모든 감정 담았죠"…'돈 주앙' 20년 인기 이유
19년만에 귀환한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
오는 4~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돈 주앙'은 제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캐나다, 프랑스, 한국, 대만 등 국경 넘어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는 모습을 보면 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듯 뿌듯합니다."
뮤지컬 '돈 주앙'의 극본 및 음악을 맡아 19년 만에 내한한 프랑스의 '국민 가수' 펠릭스 그레이(67)는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상당했다. 그는 1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돈 주앙'에 내 영혼, 열정, 재능을 다 갈아 넣었다"고 했다.
돈 주앙은 스페인의 민담 속 전설적인 바람둥이다. 몰리에르, 모차르트, 달리 등 문학·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며 수 세기 동안 그에 대한 예술작품이 다양하게 제작되는 등 서양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 '돈 주앙'은 희대의 옴파탈 돈 주앙의 삶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돈 주앙은 저주로 인해 처음으로 사랑을 깨닫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기 모습을 깨닫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공연은 2004년 2월 캐나다에서 첫선을 보였고, 그해 캐나다 몬트리올의 권위 있는 예술상인 갈라 드 라디스크(Gala de I'ADISQ)에서 최고 공연상과 연출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프랑스 초연과 캐나다 앙코르 공연을 모두 흥행시킨 바 있다. 국내에는 2006년 상륙해 한국 관객과 만났다.
오랜만에 내한한 소감에 대해서는 "19년 전 한국에서 '돈 주앙'을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할 말을 잃을 정도로 기뻤다"며 "또 한국 관객들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설렌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이 2006년 때와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묻자, "연출적으로는 대형 LED 스크린과 화려한 조명 기술을 활용해 배우들의 감정을 풍부하게 나타내려고 했다"며 "다만 음악은 '뮤지컬의 영혼'이라는 생각이 들어 거의 손대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동석한 안무가 카를로스 로드리게즈(45)도 부연했다. "2025년 버전에선 댄스의 리듬과 에너지가 더 강렬해졌다, 세계적인 플라멩코(스페인 전통 댄스) 춤꾼들이 극도의 에너지를 쏟아내는 스텝을 선보일 예정이다."
'돈 주앙'은 2004년 첫선을 보인 뒤 전 세계 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몇 달 뒤 불가리아에서도 처음으로 공연될 예정. 인기 비결은 대체 뭘까.
"사랑을 다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질투, 복수 등 사랑은 모든 문화권에서 이해할 수 있는 강력한 주제니까요. 또 강렬한 플라멩코, 인물 삶의 변화를 담은 음악,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돈 주앙이라는 캐릭터도 이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묻자, 펠릭스 그레이는 "공연장을 찾을 때, 마치 여행을 떠나는 느낌으로 오시면 좋겠다"며 "2시간 동안 시간 여행을 즐긴다는 기분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프랑스 오리지널 팀이 선보이는 뮤지컬 '돈 주앙'은 오는 4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주인공 돈 주앙 역은 2021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당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띠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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