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2살 여왕에게 속삭인 나이팅게일의 충고 '경청'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제작 한·영 합작 아동극 '여왕과 나이팅게일'

아동극 '여왕과 나이팅게일' 시연장면 ⓒ News1

(광주=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아동극 '여왕과 나이팅게일'은 안데르센의 동화 '왕과 나이팅게일'을 한국적 분위기로 각색해 어린이 관객에게 경청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극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경청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제작한 아동극 '여왕과 나이팅게일'은 2018년 어린이날을 맞아 영국과 한국이 합작한 작품이다. 영국에선 세계적인 아동극 연출가인 토니 그레이엄과 극작가 필 포터가 나섰고, 한국에선 극단 하땅세(예술감독 윤시중)가 힘을 모았다.

5일부터 7일까지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극장에서 공연하기에 앞서 지난 4일 열린 전막시연회에선 이번 공연이 어린이날을 맞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면들과 지루할 틈도 없이 이어지는 재미난 순간이 곳곳에 잘 녹여져 있었다.

막이 오르면 선왕이 갑작스레 뱀에 물려 죽었다는 슬픈 소식이 전해진다. 12살에 갑자기 왕위를 물려받은 여왕은 뱀이 무서워 궁궐 밖으로 나가질 못한다. 일부 신하들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어린 여왕을 조정하려 든다. 이런 상황에서 여왕의 침실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작은 새 '나이팅게일'이 날아온다.

나이팅게일을 통해 슬픔에서 벗어난 여왕은 이 새를 항상 곁에 두려한다. 그러나, 나이팅게일은 원래 살던 숲을 그리워하다가 결국 궁궐을 떠난다. 신하들은 다시 슬픔에 빠진 여왕을 위로하기 위해 기계장치로 만든 나이팅게일을 선물한다. 여왕은 기계 새의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서 회복하지만 잦은 사용으로 기계 새가 고장나고 만다.

이 작품은 12살 어린 여왕이 나이팅게일을 만나면서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작품 곳곳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마저 울리는 경청에 관한 명대사가 많다. "잘 들어야 해요/ 제일 큰 소리가 아니라/ 내가 듣고 싶은 소리가 아니라"거나 "잘 듣는 방법은 배워야 해요/ 안 그러면 제일 큰 소리만 듣는다니까" 등이다.

좋은 연극은 결코 하나의 주제만을 던지지 않는다. 아동극 '여왕과 나이팅게일'은 경청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기계혁명을 대하는 자세, 친구와의 우정 등에 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여왕이 고장난 기계 새를 부수려는 순간에 나이팅게일의 대사는 아 작품의 백미라고 꼽을 만하다. 다시 여왕에게 찾아온 나이팅게일은 "로봇 나이팅게일을 부수지 마세요. 로봇은 자신의 맡은 일을 잘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쓸모나 역할을 다한 무엇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막이 내린 뒤에도 아이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아동극 '여왕과 나이팅게일' 시연장면 ⓒ News1
아동극 '여왕과 나이팅게일' 시연장면ⓒ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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