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연출 "마츠코를 혐오하는 사회가 더 혐오스럽다"

전복적 상상력으로 해석한 창작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연출가 김민정ⓒ News1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마츠코를 혐오스럽다고 규정짓는 것은 타인의 시선입니다. 교사에서 성 노동자가 되는 마츠코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우리가 품고 있는 편견을 되돌아볼 기회라고 봅니다. 또한, 누군가 마츠코를 사랑으로 잡아줄 수 있었다면 그녀가 이렇게까지 파괴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동명의 일본 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연출가 김민정은 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주요 장면 시연회에서 "오히려 혐오스러운 것은 마츠코가 아니라 편견을 가진 사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월27일 개막한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일본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츠코의 기구한 삶을 2018년 1월7일까지 선보인다.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사랑을 원하고 사랑받기를 꿈꿨던 개성 강한 여인 마츠코의 기구한 삶을 흡입력 이야기로 표현해 큰 인기를 얻었다.

김민정 연출은 많은 인기를 끌은 영화보다 원작 소설에 무게를 둬서 뮤지컬을 연출했다. 김 연출은 여주인공 마츠코에 관해 "1막 오프닝 곡인 '마츠코 살해 사건'과 2막에 등장하는 마츠코가 노숙자 되는 장면에 등장하는 노래는 이 작품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의미하고 있다"며 "원작소설에서 노숙자 한 명이 비누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마츠코를 폭행하는 장면은 이 사회(의 한 단면) 편견과 혐오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했다.

마츠코의 마지막 연인 류 료이치를 연기한 강동호도 "영화보다 원작에 가까운 작품"이라며 김 연출의 의견에 동의했다. 강동호는 "(원작에선) 류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이 들 때 그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마음을 닫는다"며 "지독하게 외로운 류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강동호는 상대역인 마츠코를 연기한 아이비와 박혜나에 관해 "아이비는 원작에 가까운 마츠코를 연기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박혜나는 원작과는 다르지만 그게 너무나 설득력 있는 마츠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어느 배우와 연기하든 작품 안에서 끔찍하게 사랑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아이비는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뮤지컬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너무 반가워했다"며 "마츠코 역할을 맡아 엄청난 일들을 무대에서 간접 공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츠코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사회에서 더 말이 안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비극적인 일들을 가볍게, 단 혐오스럽지 않게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했다"고도 했다.

마츠코 역을 맡은 박혜나(왼쪽)가 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주요 장면 시연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10월27일 개막한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일본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츠코의 기구한 삶을 2018년 1월7일까지 선보인다. 2017.11.1/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박혜나는 마츠코가 혐오스럽지 않고 오히려 아름답다고 해석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는 마츠코를 혐오스럽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녀를 아름답게 생각한다"며 "공연마다 그녀가 지금 살아있는 인물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 역시 마츠코처럼 누군가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인물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여배우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한다"며 "마츠코를 연기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그녀에게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마츠코가 백야에서 춤을 추던, 마사지 업소에서 일을 하던 간에 어떤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한편, 마츠코의 조카 '카와지리 쇼' 역에는 배우 김찬호와 정원영, 정욱진이 연기한다. 이 밖에 마츠코의 마지막 친구 '사와무라 메구미' 역에는 배우 이영미와 정다희가 출연한다. 마츠코의 네번째 연인이었던 '오노 데라'와 류 요이치가 몸담고 있던 조직의 두목인 '버터플라이' 역에는 배우 원종환과 정민이, 유흥업소 백야의 매니저 '아카기' 역과 마츠코의 심리적 결핍의 뿌리인 '아버지' 역에는 김주호, 이서환, 양형석이 캐스팅돼 1인 2역의 캐릭터를 선보인다.

관람료 4만4000~8만8000원. 문의 1588-5212.

마츠코 역을 맡은 아이비가 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주요 장면 시연회 여섯번째 장면에서 류의 사랑을 확인하고 껴안고 있다. 지난 10월27일 개막한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일본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츠코의 기구한 삶을 2018년 1월7일까지 선보인다. 2017.11.1/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마츠코 역을 맡은 아이비가 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주요 장면 시연회 여섯번째 장면에서 류의 사랑고백을 듣고서 울먹이고 있다. 지난 10월27일 개막한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일본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츠코의 기구한 삶을 2018년 1월7일까지 선보인다. 2017.11.1/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마츠코 역을 맡은 박혜나가 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주요 장면 시연회 일곱번째 장면 '낮이 된 밤'에서 과거의 회상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 10월27일 개막한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일본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츠코의 기구한 삶을 2018년 1월7일까지 선보인다. 2017.11.1/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마츠코 역을 맡은 박혜나가 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주요 장면 시연회 세번째 장면에서 돈을 빌려 달라고 친동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지난 10월27일 개막한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일본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츠코의 기구한 삶을 2018년 1월7일까지 선보인다. 2017.11.1/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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