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혜영 '19금 악녀'로 거듭나다…국립극단 연극 '메디아'
- 박정환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이만희 영화감독의 딸이자 '카리스마의 대명사'로 불리는 배우 이혜영이 연극 '메디아'에서 악녀로 거듭난다. 그가 주인공 메디아를 맡아 사랑하는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녀들을 죽이는 과정을 무대에서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국립극단은 헝가리 연극의 혁신가로 꼽히는 연출가 겸 배우인 로버트 알폴디(Robert Alfoldi·50)가 현대적 시선으로 해석한 그리스 비극 '메디아'를 오는 24일부터 4월2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이 작품은 성관계나 살해 등을 담은 충격적인 장면이 있어서 미성년자 관람불가다.
에우리피데스(기원전 480~406)가 쓴 그리스 비극 '메디아'는 흑해 연안에 있는 왕국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의 딸 메디아가 겪는 비극적 삶을 그린다. 메디아는 황금 양털을 찾아 모험을 떠난 이아손에게 반해 아버지 아이에테스와 자신의 남매들을 죽이면서까지 그를 돕는다. 이후 메디아는 이아손과 결혼해 그리스 코린토스에 정착하지만 남편이 성공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코린토스의 공주와 결혼한다는 통보를 듣고 이야손에게 가장 잔인하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자녀들까지 살해한다.
악녀 메디아를 맡은 이혜영은 "이번 작품은 일생일대의 도전"이라며 "여자 이혜영이 딸이자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겪은 삶과 배우 이혜영이 자신의 연기를 객관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메디아가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무색무취의 신화 속에서나 나오는 옛날 이야기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가 그리스비극 '메디아'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꿔놨다. 또한 배우이기도 한 알폴디를 통해 내 연기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도 했다.
연출을 맡은 로버트 알폴디는 2008년 헝가리 국립극장에 최연소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5년이란 짧은 기간동안 예술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목소리를 실은 연극을 발표해 헝가리 연극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강성 우파인 피데스 당(黨)이 집권하면서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 예술감독직을 사임해야 했다.
알폴디는 이번 작품에서 헝가리에서와는 다르게 정치적 목소리를 배제하고 인간 본성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이 과정에서 50명의 코러스를 출연시키고자 했으나 국립극단의 여건상 16명을 줄여야 했다.
이에 대해 알폴디는 "정치적 목소리 없이 연극 자체에만 충실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다"라며 "내가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작품 속에 정치적 목소리를 녹여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 와서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보면서 한없이 부러웠다"고 덧붙였다.
입장료 2만~5만원. 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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