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도 시민…노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인터뷰] '5차 촛불집회' 오프닝 맡은 '시민과 함께 하는 뮤지컬'

공연전 시함뮤1기 배우들 (사진출저=구소영 음악감독 페이스북)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싶어도 관객과의 약속인 공연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뮤지컬 배우들이 많습니다. 마음은 광장에 있지만, 몸은 극장으로 가야 하는 상황 때문에 아쉬웠습니다. 시간이 되는 배우들만이라도 시민들에 마음을 전달하고자 모였습니다."

'시민과 함께 하는 뮤지컬'(이하 시함뮤)에서 연출을 맡은 변정주 씨는 지난 25일 열린 5차 촛불집회에서 공연한 이유에 관해 "뮤지컬 배우도 시민의 한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변 연출가는 "시함뮤에 참여한 뮤지컬 배우들과 제작진은 소속사나 출연작이 제각각"이라며 "사회관계망(SNS)인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었다"고 했다.

시함뮤는 촛불집회 기간 동안 지난 18일과 25일 총 2차례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뮤지컬 공연 일정 때문에 출연진이 조금씩 달랐다. 18일에는 19명이 출연했고, 25일에는 31명이 무대에 올랐다. 앞으로 열릴 촛불집회 공연에서 출연을 희망하는 뮤지컬 배우들은 60여 명이 넘는다.

첫번째 무대는 지난 1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광장촛불콘서트 '물러나쇼(SHOW)'였다. 이들은 마지막에 출연해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와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빛'을 연이어 불렀다.

정영주 배우는 "이정렬 배우가 페이스북에 '우리도 뭔가 해야 하지 않냐'는 글을 올리자 많은 배우들이 호응하면서 공연이 이뤄졌다"며 "특히 동아방송예술대 학생들이 교내에서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를 불렀는데 현장에 있는 선배들이 화답하고 싶었다"고 했다.

정 배우는 "공연 준비는 서로의 일정 때문에 딱 한 번만 연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연습장은 공연일정이 엇갈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마음에 '도떼기 시장' 같았다. 구소영 음악감독의 말로는 수다만 2시간 정도 떨었다고 하더라. 송영진, 최재웅, 조휘, 윤희석 등 뮤지컬에서 주연급 배우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앙상블에 참여했다. 즐거운 경험이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두 번째 무대는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뤄졌다. 시함뮤 2기는 촛불집회 첫번째 순서로 출연해 분위기를 이끌었다. 1차공연에서 불렀던 곡들에 '나, 여기 있어요'를 더했다. '나 여기 있어요'는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당한 김시연 양과 유가족인 아버지 김중열 씨가 나누는 가상의 대화다. 전영관 시인의 산문집 '슬퍼할 권리'에서 동명의 산문을 김명환이 각색해 이한밀이 곡을 붙였다.

변정주 연출은 "전영관 시인이 김시연 양의 생일에 맞춰 썼던 '우리 엄마'라는 시도 있다"며 "이 시도 아름답고 슬픈 곡으로 만들어서 꼭 시민들 앞에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가 극장에서 편하게 공연할 수 있었던 건 여기 모인 시민 여러분들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시위하는 것을 TV로 보면서 나가서 다치지는 않을까 두려움도 있었다. 이렇게 노래할 수 있게 되서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막상 나와보니 이건 데모가 아니라 축제다"고도 했다.

시함뮤 두번째 공연에 참여한 오소연 배우는 "저처럼 집회현장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도 마음은 움직이고 있었다"며 "뜻이 있었지만 움직일 수 없던 사람들도 이제는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다음은 시함뮤 제작진과 출연진 명단이다. 변정주(연출) 박준영(조연출) 구소영·김아람·이한밀(음악) 문성우(안무) 김아람 황미선(건반) 이준영(기타) 최희철(베이스) 김지현(바이올린) 이서연(첼로) 김대희(드럼) 강정임, 고유나, 김가희, 김대곤, 김도신, 김아영, 김영철, 김혜나, 박대원, 박민정, 송용진, 오소연, 유리아, 유주혜, 윤성원, 윤진영, 윤희석, 이경미, 이규형, 이시후, 임소라, 장이주, 정승혜, 정영주,조휘, 제나, 최나래, 최석진, 최성원, 최재웅, 한보라, 홍우진(배우).

변정주 연출가가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3/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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