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데뷔해 성장한 내 연기 인생이 바로 위키드의 '글린다'"

[인터뷰]뮤지컬 '위키드' 금발마녀 '글린다' 역 14년차 배우 정선아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02년 철없던 고3때부터 뮤지컬에 출연했으니까 배우 경력이 벌써 14년 차네요. 배우 정선아가 연기하면서 성장했던 것처럼 이번에 맡은 금발마녀 '글린다'도 맹한 철부지였다가 점점 지혜로워지죠."

배우 정선아(32)는 8일 서울 종로 소격동 한 카페에서 "내 연기 인생이 뮤지컬 위키드의 금발마녀 글린다의 삶과 닮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뮤지컬 위키드에서 주인공 중 하나인 금발마녀 글린다 역을 맡았다.

뮤지컬 '위키드'는 금발마녀 글린다와 녹색마녀 엘파바의 성장과 우정을 담은 작품이다. 원작 소설 '오즈의 마법사'의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한 이 작품은 2003년 10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대형 뮤지컬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중에서 역대 최단시간인 12년 5개월만에 입장권 판매 수익 10억 달러(약 1조원)를 돌파했다.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킹'에 이어 세 번째로 '빌리언(10억) 달러 클럽'에 가입할 만큼 높은 완성도와 재미를 보장한다.

이 작품은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엉뚱한 상상력으로 시작하는 큰 줄거리 속에서 글린다와 엘파바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우정을 이야기한다. 또한, 이들이 사랑하는 한 남자와의 삼각관계 그리고 마법사간의 관계를 통해 가진 자의 횡포, 욕심, 권력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정선아는 2013년 국내 초연에 이어 2016년 앙코르 공연에서 글린다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7월12일 개막한 '위키드'는 오는 28일까지 서울 서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정선아를 비롯해 아이비가 금발마녀 글린다를 번갈아 출연하고, 상대역인 녹색마녀 엘파바에는 차지연과 박혜나가 더블 캐스팅됐다.

그는 지난 7월30일 공연에서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더블캐스팅된 아이비로 교체됐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독한 목감기로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강철 체력이라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무더위를 무릅쓰고 멀리 공연장까지 찾아주신 관객분들께 죄송했다"고 했다.

정선아는 지난 8월3일 수요일 공연에 다시 무대에 섰다. "쉬는 동안에 집에서 푹 쉬면서 몸에 좋다는 것을 많이 먹었다"며 "앞으로 몸을 더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그가 건강상의 이유로 교체된 것은 데뷔 이래 처음이다.

그는 1년 중 4개월을 공연하고 4개월 운동하며 나머지 4개월 동안 여행을 떠나는 생활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운동은 배우로서 몸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지만 여행은 그가 어릴 때부터 해외에 살았던 영향 때문이다. 그는 "여행을 다녀오면 치유를 받는다"며 "한 작품을 몇 개월씩 연습하고 공연하는 뮤지컬의 특성상 여행은 타성에 빠지지 않도록 만드는 힐링 그 자체"라고 했다.

뮤지컬 이외에 한눈을 팔지 않았던 정선아는 중학교 2학년 때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보면서 뮤지컬 배우가 되기로 다짐했다. 그는 19살이던 2002년에 뮤지컬 '렌트'에서 어린 창녀인 '미미'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맘마미아', '노틀담의 꼽추', '모차르트!', '아가씨와 건달들', '아이다' 등 국내 대형 뮤지컬에서 여주인공 역을 주로 맡았다.

"어릴 때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만 신경을 썼습니다. 이제는 내 역할뿐만 아니라 다른 배역과 공연 전체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네요. 주인공으로서 작품 전체를 끌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생기는데, 이런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정선아는 마지막으로 이번 배역인 글린다와 자신을 비교했다. 그는 "내 연기 인생이 뮤지컬 위키드의 금발마녀 글린다의 삶과 닮았다"며 "글린다는 야망이 가득한 공주 기질이지만 밉지 않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맹하고 예쁜 어린 여자가 세상을 겪으면서 지혜롭게 성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나도 무대에서 서면서 성장했다"며 "솔직하게 말한다는 것이 타인에게 상처를 줬고, 나혼자 잘하려다보니 남들을 못 챙긴 적도 많았다. 이제는 모두를 감싸는 마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오래 서고 싶다"고 말했다.

입장료 6만~14만원. 문의 1577-3363.

뮤지컬 '위키드'. 금발마녀 글린다 역을 맡은 배우 정선아(사진=씨제스컬쳐)
뮤지컬 '위키드'. 금발마녀 글린다 역을 맡은 배우 정선아 ⓒ News1
뮤지컬 '위키드'. 녹색마녀 엘파바 역의 차지연(왼쪽)과 금발마녀 글린다 역의 정선아(사진=설앤컴퍼니)
뮤지컬 '위키드'. 금발마녀 글린다 역의 정선아(왼쪽)와 녹색마녀 엘파바 역의 차지연(사진=설앤컴퍼니)
뮤지컬 '위키드' 공연장면. (사진=설앤컴퍼니)
뮤지컬 '위키드'. 금발마녀 글린다 역의 정선아(왼쪽)와 녹색마녀 엘파바 역의 차지연(사진=설앤컴퍼니)
뮤지컬 '위키드'. 녹색마녀 엘파바 역의 차지연(왼쪽)과 금발마녀 글린다 역의 정선아(사진=설앤컴퍼니)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