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대표 건축가 조민석 첫 개인전
삼성미술관 플라토, 20일부터 '매스스터디스 건축하기 전/후' 전시
- 염지은 기자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삼성미술관 플라토(관장 홍라희)는 현대 미술과 함께 문화지형 변화를 주도해 온 건축영역을 알리기 위해 조민석의 '매스스터디스 건축하기 전/후'전을 20일부터 내년 2월1일까지 연다.
플라토는 속도, 규모, 가격이라는 시장경제논리가 기준이 돼버린 한국 건축문화 속에서 사라진 삶의 다양성을 복구하고 이질성에 기반한 동시대 정신을 반영하려는 조민석 건축가에 주목해 전시를 기획했다.
한국의 차세대 건축가 중 가장 주목받는 조민석은 현대 미술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계적인 건축 디자인 사업가인 동시에 작가주의를 표방하는 섬세한 건축가의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주문 생산이라는 건축매커니즘 안에서 비판적이면서도 상황주도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그만의 독창적인 건축을 고집스럽게 지켜 왔다.
그의 건축관은 '체계적 불균질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는 건축을 바둑과 비교하며 "바둑판의 규칙적인 선 안에서 기사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바둑을 두듯이 건축가 역시 현실 인식과 고도의 지식, 그리고 몇 수 이후를 내다볼 줄 아는 통찰력을 갖춰야만 자신만의 건축관을 정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민석은 2000년 뉴욕 건축연맹이 주관하는 '미국 젊은 건축가상(Young Architects Award)'을 수상했으며 '부티크 모나코'로 2008년 '국제 고층건물상' 톱 5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으로 '국제 박람회 기구(B.I.E)'의 건축부분 은상을, 2014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로 참여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세계적 건축가 렘 쿨하스의 OMA에서 근무하는 등 뉴욕과 네덜란드에서 활동한 뒤 2003년 매스스터디스를 설립해 본인의 건축 세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뉴욕 컬럼비아대학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조민석의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2003년 매스스터디스 설립 후 12년간 진행한 69개 프로젝트의 사진 및 동영상 자료와 건축가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살펴볼 수 있는 리서치, 드로잉, 도면, 모형, 자재 등 283점의 자료를 3개의 공간에 나누어 선보인다.
주요 작품인 '픽셀 하우스(2003)', '링돔(2007)', '실종된 매트릭스:부티크 모나코(2008)', '상하이 엑스포:한국관(2010)', '다음 스페이스닷원(2011)', '오설록:티스톤, 이니스프리(2012)', '사우스케이프:클럽하우스, 선라이즈&선셋(2013)' 등이 건축 완성 이전과 이후의 단계로 구분된 흑백 공간에 전시된다.
글라스 파빌리온에는 750개의 훌라후프를 엮어서 만든 지름 9m의 원형 임시구조물 '링돔'이 국내 최초로 나온다. 뉴욕과 밀라노, 요코하마 등에 설치된 바 있는 '링돔'은 설치 공간을 원형의 강력한 기하학적 형태로 고정하는 동시에 개방된 모호한 공간으로 치환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이다.
건축물 완성 이전을 보여주는 'Before(이전의 세계)' 전시장은 건축가의 창작이 실제로 이뤄지는 현실 속의 공간을 재현했다. 실제 건축으로 완성되지 못하고 아이디어로 끝난 프로젝트들도 포함돼 조민석의 상상력에서만 존재하는 다양한 아이디어의 결과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
건물의 완성 후를 보여주는 'After(이후의 세계)' 전시장에서는 무수한 타협과 충돌 끝에 현실세계에 모습을 드러낸 건축물의 사진과 동영상 자료들을 볼 수 있다. 대개의 건축가가 건축 완공 이후의 변형된 모습의 공개를 꺼려하는 것에 반해 조민석은 건물이 완성되고 사람들에게 사용되면서 변화하는 건축 이후의 모습까지 전시의 한 모습으로 담아냈다.
플라토는 공공성을 중시하는 조민석 작가의 건축 특성을 전시에 반영하고자 전시 기간 동안 글라스 파빌리온을 시민들의 문화 휴식 공간으로 무료 개방한다. 건축가와의 대화, 워크샵 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관람객과 적극 소통할 계획이다.
이달 29일과 내달 13일, 1월10일엔 오후 4시부터 두시간 동안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됐다. 내달 6일과 20일, 1월 17·24·31일 오후 4시부터는 건축을 주제로 한 워크샵이 열린다.
관람료는 일반 3000원, 초·중·고생 2000원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문의 1577-7595.
senajy7@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