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함께 온 선물 '천국의 문' 전시 두달 연장
교황청·피렌체두오모대성당박물관 허용…유근상 특별전도 함께 개최
- 염지은 기자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19일 '천국의 문' 전시 추진위원회(위원장 정병국)에 따르면 교황청과 '천국의 문' 소유 권한을 갖고 있는 길드 오브 덤 등 이탈리아 측은 작품 대여 기간을 한국인들이 많이 봐주기를 바라는 바람을 담아 당초 11월17일까지에서 내년 1월까지로 두 달간 연장을 허용했다. 현재 전시장인 국립고궁박물관 측과의 협의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세계적 미술가 유근상 이탈리아 국립문화재복원대학 총장은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에 맞춰 이달 '천국의 문'전 옆에 베네치아 특산물인 무라노섬 유리로 제작한 유리모자이크 등 70여 점도 함께 전시키로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조규만 주교는 이날 오전 권길중 가톨릭평신사도직협회 회장 등과 함께 국립고궁박물관 '천국의 문' 전시장을 찾아 작품을 관람하고 전시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을 포함해 바티칸 박물관이 특별히 내준 귀도레니의 '성 마태오와 천사' 등 회화 3점, 피렌체두오모대성당박물관과 피렌체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과 회화, 역대 교황이 미사때 직접 착용했던 예복과 사용했던 전례용 제기, 영상 등 9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교황청과 이탈리아 박물관 측은 교황 방한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유근상 이탈리아 국립문화재복원대학 총장의 요청에 따라 1500억 원대 가치(주최 측 추산)의 작품을 무료로 한국 측에 대여해 줬다.
특히 바티칸 명예대통령인 라이올라 추기경이 '세월호 사건으로 슬픔에 잠긴 한국 국민들을 위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당초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던 '천국의 문' 전시가 전격 결정돼 전시명도 '천국의 문'으로 정해졌다.
르네상스 시대 천재 부조 작가중 한명이었던 로렌초 기베르티(1378~1455)에 의해 1425년부터 1452년까지 27년간 작업된 높이 7m, 무게 8톤에 달하는 대작 '천국의 문'은 피렌체 산 조반니 광장 세례당의 3개의 문중 하나인 동문이다.
기베르티는 동문 제작에 27년, 북문 제작에 21년 등 두 문 제작에 48년이라는 인생의 대부분을 바쳤는데 미켈란젤로가 동문을 보고서 "천국의 문이라 불릴만 하다"고 말한 후 '천국의 문'으로 불리고 있다.
'천국의 문'은 두 개의 대문을 각각 5구획으로 나눠 10구획속에 아담과 이브, 카인과 아벨, 노아와 그의 가족, 아브라함, 에사우와 야곱, 요셉과 그 형제들, 모세와 율법, 여호수아기, 다윗과 골리앗, 솔로몬과 스바여왕 등 구약이야기가 정교하게 조각됐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 최초로 원근법이 적용된 작품이다.
1966년 피렌체 대홍수로 당시 청동판 10개 가운데 6개가 홍수에 휩쓸려 부식된 후 27년에 걸쳐 복원됐으며 복원 원본은 박물관 내에 보관돼 있다. 박물관 측은 2개의 청동 복원품을 별도로 만들어 일반에 공개하고 있으며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이 2점중 한점이다.
전시에서 또 주목할만한 작품은 귀도 레니의 '성마태오와 천사', 게르치노의 '기도하는 성 세례자 요한', 바치치아의 '성 프란치스코의 죽음' 등 세계 3대 박물관중 하나인 바티칸 박물관이 보내 온 3점의 회화 작품이다.
귀도 레니(1575~1642)는 의학적 용어 '스탕달 신드롬'이란 신조어를 낳은 '베아트리체 첸치'를 그린 주인공이다. '스탕달 신드롬'은 '적과 흑'을 쓴 프랑스의 천재 작가 스탕달이 '베아트리체 첸치'를 감상한 후 무릎에 힘이 빠지면서 황홀경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일기에 적어 놓은 데서 유래한다.
전시에는 또 14세기 지어진 피렌체 대성당의 종탑을 장식하기 위해 조각된 안드레아 파사노의 '아담의 창조' 등 부조 시리즈, 도나 텔로의 '예언자' 조각상, 로렌초 디 비치의 성화, 티노 디 카마이노의 예수 그리스도의 상반신 조각 등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예술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진품으로 소개됐다.
피렌체두오모대성당박물관은 이번 전시로 박물관내 주요 작품이 빠지며 현지 유료 박물관을 내년까지 휴관하기로 하는 등 이번 전시에 대한 이탈리아 측의 관심은 각별하다.
전시를 기획한 유근상 이탈리아 국립문화재복원대학 총장은 유럽 최고 예술상인 '유럽미술대전 대상',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 평론 대상인 '에밀리오 그레코 상'을 수상한 작가다.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유일하게 체르토자 수도원을 종신작업실로 제공받는 등 이탈리아 최고의 미술가로 꼽히고 있다. 천주교 신자로 교황 방한의 기쁨을 함께 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유근상 총장은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1세기 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귀한 전시다"며 "학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많이 찾아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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