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오페라페스티벌 초청 창작뮤지컬 '루갈다'
종교적 소재 초월해 보편정서에 호소…창작 오페라 지향점 제시
- 염지은 기자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한국천주교회 124위 시복(諡福:복자로 선포)을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조선의 천주교 박해에 관한 역사를 오페라로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초청작으로 9일부터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리는 '루갈다'는 한반도에 서양 종교인 천주교가 전래되는 과정에서 있었던 동정(童貞)부부의 순교이야기를 그렸다.
스토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1801년 신유박해를 배경으로 한국 근대사의 질곡 속에서 살아간 이순이 루갈다(세례명)와 유중철 요한 동정부부의 4년간의 삶은 세계 카톨릭 사상 유례가 없는 귀한 이야기다.
루갈다는 조선 태조의 아들 경랑군의 후손이다. 부친 이윤하(마태오)는 실학의 선구자 지봉 이수광의 8대 후손이자 성호 이익의 외증손자다. 모친 권씨는 조선천주교회 창립 주역의 한명인 권일신(프란치스꼬 사베리오)의 동생이다.
총명함과 강직함, 열정을 타고났던 루갈다는 14세(1795년)에 중국에서 온 주문모(야고보)신부에게 첫 영성체를 했다. 그리고 15세에 평생 동정서원(童貞誓願)을 말한다. 루갈다와 요한은 만 4년간 부부였지만 남매처럼 살면서 하느님 나라와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추구했다.
요한은 1801년 11월14일 22세에 전주옥에서, 루갈다는 1802년 1월31일 20세에 숲정이에서 순교했다.
특히 창작 오페라인 '루갈다'는 종교적 색채의 스토리와 함께 한국적인 소재와 음악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판소리의 창과 국악, 한국 무용이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며 한국적 오페라의 지향점을 보여 준다.
호남오페라단은 그동안의 창작오페라에서 시도해 온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소재와 음악적인 결합을 루갈다에서도 여지없이 보여준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창작산실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10월 전주 초연에 이어 12월 서울 상명여대 계단홀 2차 공연에 이은 무대다. 작곡은 지성호, 대본은 김정수, 연출은 김홍승이 맡았다. 이번 공연 이후 바티칸 교황청이 있는 로마에서의 공연도 계획 중이다.
4막 10장으로 구성된 작품은 지루할 틈 없이 무대를 바꿔간다. 한양의 이순이 루갈다와 전주의 유중철 요한이 중국 신부 주문모의 소개로 혼례를 치르는 1막, 루갈다와 유중철의 신혼 생활을 그린 2막. 천주교도 탄압과 의연하게 신앙을 지키며 죽음을 맞는 루갈다를 그린 3막, 루갈다와 유중철의 천국에서의 재회로 이어지는 4막까지. 특히 옥중 미사 부분의 합창음악은 감동적이다.
무대 배경의 다소 화질이 떨어지는 영상, 마이크를 사용한 도창(導唱)의 잡음은 옥의 티다. 애창될 만한 아리아와 외국인을 배려한 영어 자막의 부재도 아쉽다.
교황방한 축제 집행위원회 공식 후원작. 9일·10일 저녁 7시30분, 11일 오후 3시 공연한다. R석 20만~D석 1만원. 문의 063-288-6807/010-6859-1014.
senajy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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