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현석, "도산 안창호 선생의 뜻 노래에 담았다"
창작 오페라 '선구자 도산 안창호' 전곡 작곡
작곡가 최현석씨(48)는 최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아리아 한곡을 작곡하기 위해 직접 중국까지 다녀올 만큼 심혈을 기울인 창작 오페라 ‘선구자 도산 안창호’(5월10일~12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개막이 다가오면서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데다 부담까지 더해진 까닭이다.
‘선구자 도산 안창호’(이하 안창호)는 도산(島山) 안창호(1878~1938)가 19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한 민족운동단체 흥사단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오페라다. 도산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는 것이 기본 취지다.
박용란 흥사단 오페라단 단장의 권유로 모든 곡의 작곡을 맡은 최현석씨는 백년대계인 '교육'을 통해 독립운동정신을 키운 도산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지난 9개월간 쓴 600페이지가 넘는 악보들이 그 결실이다.
현재 서울시립대와 청주대 대학원 등에서 강의와 한국작곡가회 부회장 활동을 하고있는 최현석씨를 만나 '안창호'와 작곡가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안창호'의 새로운 점은.▶오페라의 모든 곡이 새롭게 작곡된 곡들로만 이뤄져 '창작' 오페라로 불린다. 2시간20분 동안 오페라 전체가 하나로 느껴질 만큼 극을 촘촘하게 구성했다.
막을 전환하는 시간도 최소한으로 줄여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두려 했다. 기존 오페라보다 속도가 빨라 뮤지컬적인 요소도 가지고 있다.
-'안창호'를 간단히 소개하자면.▶1막에서 이토오 히로부미의 회유를 거절한 도산이 상해로 망명한다. 상해로 망명한 도산이 민족지도자들과 함께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2막이다. 3막에서는 도산이 옥중에서 죄수를 독립운동에 참여하도록 계몽활동을 벌여 모진 고문으로 숨을 거둔다.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작곡했는지.▶직접 총과 칼을 들진 않았지만 백년대계인 '교육'을 통해 독립운동정신을 키운 도산의 정신에 중점을 뒀다.
-'오페라 선구자 도산 안창호' 작곡하는 데 시간은 얼마나 걸렸나.▶총 9개월 걸렸다. 보통 오페라 한 편을 쓰기 위해 몇 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짧은 기간이다.이번 오페라에 연주할 곡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없이 써져서 앞부분을 수정 할 필요가 없었다. 악보는 600 페이지 정도다.
-가장 공을 많이 들인 곡은.▶도산이 망명길에 오르면서 당시 심회를 읊었던 '간다 간다 나는 간다'로 시작하는 아리아다. 특히 이 곡을 작곡하기 위해 황하가 보고싶어 중국 정주에도 잠시 다녀왔다. 유독 추웠던 지난 겨울 ,혹한의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도산을 떠올리며 작곡했다.
-준비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많은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듣고 따라 부를 수 있는 작품을 추구하면 예술적인 측면이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한다. 대중성과 예술성의 균형을 잡으면서 도산의 품격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작곡 활동과 대학교 강의를 병행하는게 힘들지 않나.▶욕심만 챙기자면 작곡만 하고 싶다. 하지만 세 아이를 둔 가장이기 때문에 강의도 여러군데 다닌다. 예술인이 살기 힘든 세상이다.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다녀와도 무대에 설자리가 없다. 일상도 예술활동의 일부라 생각해 즐겁다.
-앞으로 활동 목표가 있다면.▶한국적인 정서로 세계성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K-POP처럼 오페라도 관심을 받고, K-오페라의 시발점이 '선구자, 도산 안창호'가 되기를 소망한다. 나를 소개할 때 '작곡가'가 아닌 작곡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명사는 목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작곡가라는 말 자체가 얼마만큼 두려운 말인지 사람들은 모른다. 과정을 통해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창작 오페라 '선구자, 도산 안창호'와 최현석창작오페라 '선구자, 도산 안창호'는 흥사단을 창립한 도산 안창호(1878~1939)의 독립운동 활동을 중심으로 소설가 이남진씨가 대본을, 최현석씨가 작곡을 맡아 총 3막으로 구성됐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대표가 연출하고 여자경씨의 지휘로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안창호역에는 테너 이동명 김주완 김종혁이 출연한다.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재학시절부터 작곡의 세계에 들어선 최현석씨는 제1회 CBS 대한민국 창작가곡제 대상과 2008년 대한민국창작합창축제 작품상, 2011년 한국작곡상 본상을 수상했다. 2008년 뮤지컬 직지 '묘덕을 만나다'와 2012년 뮤지컬 '어머니의 무릎' 등을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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