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신장암 완치 기대해도 될까…의료진 "환경 바뀐다, 희망갖자"

매년 6월 셋째 주 목요일은 세계 신장암의 날…진단·치료 까다로워
증상 거의 없어 환자 최대 30%는 다른 장기 전이된 채로 치료 시작

이효진 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매년 6월 셋째 주 목요일은 국제신장암연합(IKCC)에서 정한 '세계 신장암의 날'이다. 올해는 오는 6월 15일로 신장암 질환 인식을 높이고 치료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념된다. 신장암은 전체 암 중에 발생률은 낮으나 진단과 치료가 까다로운 암으로 알려졌다.

암(악성종양)의 크기가 작을 때는 증상이 거의 없고 종양이 어느 정도 커져 장기를 밀어낼 때여야 비로소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이 늦어지니 환자의 10~30%는 이미 다른 장기에 전이된 상태로 치료를 시작한다. 안타깝지만 생존율 향상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새로운 치료법으로 '면역항암제'(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가 도입돼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수니티닙이라는 표적항암제가 표준이었으나 면역항암제는 이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생존 기간과 전체 반응률 개선 효과를 보인다.

이효진 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전이성 및 재발성 신장암 환자는 감히 헤아리지 못할 정도의 깊은 충격과 두려움, 좌절을 겪는다"면서 "그러나 효과적이고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고 치료 환경도 바뀌고 있으니 담당 주치의를 믿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매년 국내 약 6000명 신규 발생…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주목받아

신장암은 신장의 여러 부분 중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 내는 신 실질이나 신우에 생긴 암이다. 신장은 복막 뒤쪽에 분리된 채 자리한다. 매년 국내에 약 6000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며 그중 남성이 약 4000명이다.

최근 뉴스1을 만난 이효진 교수는 "주로 3가지 증상이 발생한다. 옆구리 부위 통증, 맨눈으로 보일 정도의 혈뇨, 배에서 혹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이라면서도 "어떤 증상이나 징후만으로 암을 의심, 진단하기가 드물고 어렵다. 전형적인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환자도 적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소개에 따르면 100만명 중 약 12명만이 신장암을 진단받을 만큼 발생률이 낮다. 그러나 건강검진이 활발해져 우연히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늘었고 신장암 환자 10명 중 6~7명은 MRI(자기공명영상)나 CT(컴퓨터단층촬영) 같은 영상 촬영검사로 알게 됐다.

신장의 신 실질에서 발생하면 신세포암, 신우에서 발생하면 요로상피암이다. 신장암의 90%가 신세포암, 나머지 10%가 요로상피암이다. 여기서 신세포암은 크게 투명 세포형과 비투명 세포형으로 나뉘는데 그중 투명 세포형 신세포암이 신세포암 전체의 80~85%를 차지한다.

이 교수는 "국소적인 암은 완치를 목표로 치료해도 환자 3명 중 1명은 재발한다.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장암을 진단받거나 재발이 나타난 경우 환자의 치료 경과가 매우 좋지 않다"고 안타까워하며 "전이 신세포암은 기준에 따라 저위험군, 중간 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또 나뉜다"고 전했다.

수니티닙이라는 표적항암제가 활발히 쓰이지만 중간 또는 고위험 신세포암 환자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수요가 컸다. 그러나 새롭게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여보이(이필리무맙)라는 각각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한 요법이 등장하며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중간 및 고위험 신세포암 환자에서 수니티닙보다 전체 생존 기간 등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2.8개월 만에 반응 효과를 보였고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은 47개월로 수니티닙만의 26.6개월보다 유의미하게 길었다.

이효진 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환자 치료 계획 세울 때 약값도 중요…접근, 치료 결과 좋아지길"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조건에 해당한다면 대다수 처방받는다는 게 이 교수의 전언이다. 그는 "약 한번 투여에 수백만원씩 차이가 나니 치료제의 건강보험 유무는 치료 계획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전이성 및 재발성 신세포암 환자는 적기를 놓치거나 치료를 멈추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병세가 나빠질수록 활동 능력 악화로 일상생활도 어렵다. 적합한 치료법으로 최대한 건강을 유지,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

이 교수는 "옵디보와 카보메틱스(성분명 카보잔티닙)라는 표적항암제를 병용한 요법도 수니티닙보다 전체 생존 기간을 개선하며 장기적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으나, 아직 이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 교수는 "환자마다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급여는)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신장에서 시작된 암이 폐까지 전이되는 등 예후가 몹시 나쁜 환자가 있었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으로 전이된 부위의 암이 모두 사라졌고, 덕분에 신장에 있는 암도 수술로 제거할 수 있었다. 현재도 암의 진행 없이 건강한 상태"라며 "이같은 임상 효과는 의료진에게 상당한 신뢰를 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교수는 "현재 신세포암 분야에 새로운 치료법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새 치료법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 치료 성적 향상 모두 중요하다. 더 나아가 국내에서도 이 분야 신약 개발에 노력해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게 필요한 때"라고 진단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