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문화정책 1년 톺아보니…"용기내서 정책 구조 대전환하자"

문화연대 등 4개 단체, 2일 문화정책 평가 토론회

2일 서울 중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문화정책의 실종과 전환의 과제'를 주제로 문화거버넌스, 예술, 스포츠, 지역문화, 관광, AI 미디어콘텐츠, 문화산업을 다뤘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문화연대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블랙리스트 이후, 한국작가회의가 '이재명 정부 1년 문화정책 평가 토론회'를 2일 서울 중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었다. 토론회는 '문화정책의 실종과 전환의 과제'를 주제로 문화거버넌스, 예술, 스포츠, 지역문화, 관광, AI 미디어콘텐츠, 문화산업을 다뤘다.

토론회는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의 기조 발제와 7개 분야 토론으로 짜였다. 양순모 한국작가회의 문화예술정책위원장, 정윤희 블랙리스트 이후 총괄디렉터,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 강승진 어셈블리퍼블릭 대표,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하장호 문화연대 문화정책위원장, 송진호 나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원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주최 측은 윤석열 내란사태 이후 한국 사회 전환 요구 속에서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문화정책 방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공 문화기관 인사, 문화행정 신뢰, 기초예술과 지역문화 기반 정책, 문화산업 중심 예산 편중 문제를 쟁점으로 제시했다.

행사는 온·오프라인으로 함께 열렸다. 오프라인 토론은 서울 중구 정동길 3 경향아트힐 2층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됐고, 온라인 중계는 문화연대 유튜브를 통해 이뤄졌다.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은 2일 서울 중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 기조 발제에서 이재명 정부 문화정책 1년을 평가하며 개별 사업보다 정책 구조 개혁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원재 기조 발제…관료주의 문화행정을 개혁하라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은 기조 발제에서 이재명 정부 문화정책 1년을 평가하며 개별 사업보다 정책 구조 개혁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화정책의 철학과 비전, 국정과제와 문화정책의 연결, 관료주의 문화행정 개혁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문화정책에 반드시 필요한 것, 심지어 실용적인 차원에서조차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문화정책의 패러다임과 구조를 변화된 시대 환경에 맞게 대개혁·대전환하는 것"이라며 "이제 국민주권정부 문화정책의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디테일이 아니라 용기"라고 했다.

이어 "낡은 정치권력과 관료행정의 카르텔을 해체하고 문명 전환과 다중 위기의 시대에 대응할 '정책 구조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문화정책은 사회 환경과 시대가 요구하는 국정과제 전반과 가치적이고 능동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과제로는 대통령의 문화 가치 인식 전환, 국민주권정부 문화비전 수립, 국정과제와 문화정책의 연결, 관료주의 문화행정 개혁을 제시했다.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은 2일 서울 중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 기조 발제에서 이재명 정부 문화정책 1년을 평가하며 개별 사업보다 정책 구조 개혁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거버넌스와 예술인 권리, 제도 복원 과제로 제시

문화거버넌스와 예술인 정책 발제는 문화예술 현장에 권한이 있는 협력 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양순모 위원장은 문학진흥정책위원회 복원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상 재정립을, 정윤희 디렉터는 예술인권리보장법과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후속 조치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양순모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2년차, 우리 문학계로서는 지난 정부 부당하게 폐지된 문학진흥정책위원회의 복원이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거버넌스 그 자체에 대한 논의가 거듭해 필요해 보인다"며 "거버넌스는 민주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화국의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자 운영 원리"라고 밝혔다.

정윤희 디렉터는 예술인 정책이 복지와 권리 보장을 실질적으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술검열, 성평등 정책, 프리랜서 예술인의 노동권, AI와 저작권 문제까지 예술인 정책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봤다.

정 디렉터는 "긴급재난 시대에 예술인을 신속하게 지원하는 정책의 시스템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프리랜서는 현행법상 노동권, 성희롱 규제,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처해 있다"며 "예술인 정책은 예술인 권리 보장을 원칙으로 유동성이 수렴되는 차원에서 설계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서울 중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문화거버넌스와 예술인 정책 발제는 문화예술 현장에 권한이 있는 협력 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포츠·지역문화, 권리와 주체의 문제로 확장

스포츠와 지역문화 발제는 문화정책을 행정 사업이나 산업 성과가 아니라 시민의 삶, 참여권, 현장 주체의 문제로 다시 읽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모였다. 함은주 사무총장은 스포츠 참여권을 문화적 권리로 다뤘고, 강승진 대표는 지역문화 거버넌스의 주체 상실을 제기했다.

강승진 대표는 지역문화정책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제도와 조직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문화재단과 공모사업 중심 전달체계가 현장 주체를 제도 안으로 흡수했고, 거버넌스라는 이름이 실제로는 중앙정부 사업의 지역 수행 체계로 작동했다고 봤다.

강 대표는 "정책이 실종된 자리가 어쩌면 주체가 실종된 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중앙의 위탁사업과 공모사업을 지역에서 잘 대행하는 것이 업무의 중심"이라며 "정책 전달체계가 전형적인 '하청계열화'의 풍경이 되었다"고 밝혔다.

관광과 AI, 성장 전략의 균형을 물어

관광과 AI 미디어콘텐츠 발제는 정부 정책이 성장과 기술 도입을 앞세우는 동안 공공적 가치와 영향받는 당사자의 자리가 충분히 반영됐는지를 물었다. 심창섭 교수는 관광정책의 균형 회복을, 하장호 위원장은 AI 콘텐츠 정책의 공급자 중심 설계를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심 교수는 관광정책이 방한 관광객 수와 관광수입 확대에 치우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광정책의 성숙도는 관광객 수와 관광수입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며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은 관광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장호 위원장은 AI 정책이 문화예술을 독자 의제로 다루기보다 국가 기술전략의 하위 항목으로 배치했다고 봤다. 그는 문체부의 'K-컬처 AI 산소공급 프로젝트'가 산업 AX, 소버린 AI, 공공 AX, 인재양성 축을 제시했지만 창작자 권리와 노동조건, 수익 분배의 공정성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 위원장은 "AI 도입으로 실제 일자리를 잃거나 수익을 빼앗기거나 작업 환경이 송두리째 바뀌게 될 창작자와 노동자를 위한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산업 진흥의 관점에서 정책을 설계하는 자리는 이미 차고 넘친다"며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나누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K-컬처 400조 원 목표, 성과보다 환류 구조 쟁점

문화산업 발제는 이재명 정부 문화정책이 산업 진흥과 성장 수치에 치우치면서 문화 생태계의 공공성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마무리됐다. 송진호 연구원은 K-컬처 400조 원 목표가 성장 지표를 보여주지만, 문화부의 공공적 역할과 재정 환류 논의는 주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K-컬처의 범위를 외래관광, K-푸드, K-뷰티, K-패션까지 넓히는 방식이 부처 성과를 과시하는 선언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K-컬처의 외연 확대와 그 성장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 연구원은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큰 시장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성장의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가고, 어떤 문화 생태계를 만들며, 국민과 창작자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K-컬처의 성장이 과시적 성과에 머물지 않으려면 성과가 문화 생태계로 환류하는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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