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아닌 군대'의 탄생…일본 자위대 창설 [김정한의 역사&오늘]

1954년 7월 1일

일본 사이타마현 아사카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 모습. 2018.10.14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54년 7월 1일, 동아시아의 안보 지형을 뒤흔든 사건이 일어났다. 패전 후 무장이 해제됐던 일본이 사실상의 정규군 조직인 '자위대'(自衛隊)를 공식 창설한 것이다.

일본 재무장의 도화선이 된 것은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이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자 주일미군이 대거 차출됐다. 이에 일본 내 치안 공백을 우려한 미군정(GHQ)의 지시에 따라 '경찰예비대'가 창설됐다. 이 조직은 1952년 '보안대'를 거쳐, 1954년 7월 1일 자위대법과 방위청설치법(이른바 방위 2법)의 시행과 함께 육상·해상·항공 자위대로 통합 개편됐다.

자위대는 창설 초기부터 거센 위헌 시비에 휘말렸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가 전력(戰力)이 아닌 '자위를 위한 최소한의 실력'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군대라는 명칭 대신 육장, 해장 등 독자적인 계급명을 사용하고, 공격용 무기 보유를 제한하는 등 군사색을 빼려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장비와 조직 체계는 정규군과 다름없었다. 이 때문에 평화헌법을 무력화하려는 편법이라는 비판이 안팎에서 끊이지 않았다.

미국은 냉전 체제 속에서 일본을 아시아 반공의 보루로 삼기 위해 재무장을 적극 독려했다. 반면 과거 일본의 침략을 겪었던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은 자위대 창설을 군국주의 부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했다. 내부적으로도 일본 사회당을 비롯한 평화주의 세력이 거세게 저항했다. 그러나 전후 경제 재건과 안보 자립을 추진하던 요시다 시게루 내각은 창설을 강행했다.

자위대는 준군사조직으로 탄생했으나 평화헌법 제9조에 명시된 '군대 보유 금지' 및 '교전권 부인'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행보였다. 이는 동아시아 정세에 거대한 파장을 몰고 왔다.

자위대 창설은 일본이 전후 무장 해제 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국제사회의 군사적 행위자로 복귀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자위대의 전력 증강을 꾸준히 추진해 온 일본은 이제 일본은 '평화헌법'마저 개정해 '전쟁 가능한 국가'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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