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공포 영화의 대명사 영화 '죠스' 개봉 [김정한의 역사&오늘]
1975년 6월 20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5년 6월 20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Jaws)'가 북미 전역에서 개봉했다. 피터 벤츨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해안가 휴양지를 공포로 몰아넣은 거대한 식인 상어와 이를 잡으려는 세 남자의 사투를 그렸다.
이 영화는 오늘날 영화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제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20대 후반이던 스필버그는 거대한 기계식 상어 모형을 제작해 촬영에 돌입했으나, 소금물로 인한 오작동이 끊이지 않았다. 촬영 일수는 계획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예산도 폭등했다.
그런데 이 재앙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스필버그는 상어가 화면에 나오지 않는 대신, 존 윌리엄스의 두 음으로 이루어진 강렬한 배경음악과 카메라 시점을 활용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연출을 시도했다. 보이지 않는 존재가 주는 압도적인 서스펜스는 공포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죠스'의 가장 큰 영화사적 의미는 현대적 의미의 '블록버스터' 개념을 최초로 정립했다는 점이다. 당시 할리우드는 대도시 중심의 제한 상영 후 점진적으로 개봉관을 넓히는 방식을 썼다. 반면 '죠스'는 개봉일에 맞춰 미국 전역의 400개가 넘는 극장에서 동시 개봉하는 '와이드 릴리즈' 전략을 취했다. 여기에 개봉 전 TV 광고를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매스 마케팅을 결합해 관객을 극장으로 폭발적으로 끌어모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죠스'는 영화사 최초로 북미 흥행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에 등극했다. 이는 여름철을 할리우드 최대 성수기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전까지 여름은 극장가 비수기로 통했으나, '죠스'의 성공 이후 대형 자본이 투입된 오락 영화들이 여름 시장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죠스'는 흥행 성공은 물론, 제작 기법의 혁신과 배급·마케팅 방식의 대전환을 이뤄낸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오늘날 우리가 극장에서 마주하는 거대 상업 영화는 1975년 여름 바다 밑에서 솟구친 이 괴물 상어로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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