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술 시조, 독일 의사 프란츠 메스머 탄생 [김정한의 역사&오늘]

1734년 5월 23일

프란츠 안톤 메스머. (출처: Unknown autho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734년 5월 23일, 오늘날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의 이즈낭에서 의학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한 명인 프란츠 안톤 메스머가 태어났다.

비엔나 대학교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그는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 메스머는 천체뿐만 아니라 인간의 신체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유체가 흐르고 있으며, 이 흐름이 막히거나 불균형해질 때 질병이 발생한다는 독창적인 이론을 정립했다.

그는 이 유체를 '동물 자기(Animal Magnetism)'라 부르고, 자석이나 의사의 손을 통해 환자의 신체 내 유체 흐름을 바로잡으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초기에는 환자의 몸에 실제 자석을 갖다 대는 방식을 썼으나, 점차 의사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에너지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믿었다.

메스머의 치료법은 파격적이었다. 그는 어두운 방에 환자들을 모아놓고 화려한 가운을 입은 채 최면을 걸듯 환자들을 유도했다. 이때 많은 환자가 발작이나 혼란 상태를 겪은 뒤 증상이 호전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1778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메스머는 귀족 사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주류 의학계와 과학계는 그를 사기꾼으로 몰아세웠다. 결국 1784년 프랑스 왕립과학원 세바스티안 바이이와 벤자민 프랭클린 등이 포함된 조사위원회가 구성됐다. 엄격한 실험 결과, 위원회는 메스머가 주장한 '동물 자기 유체'의 물리적 존재를 부인하고, 치료 효과는 환자의 '상상력'과 심리적 암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학계에서 매장당한 메스머는 쓸쓸히 은퇴했다. 그러나 그가 발견한 '상상력의 힘'은 훗날 정신의학에서 '암시'와 '무의식'의 개념으로 발전했으며, 현대 '최면술'(Mesmerism)의 시초가 됐다. 메스머는 비록 당대 과학의 기준에서 이단아로 낙인찍혔지만, 마음이 신체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선구적으로 증명한 인물로 역사에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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