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나홍진 '호프' 경쟁·연상호 '군체' 미드나잇 진출…韓 영화 부활(종합)
경쟁 부문 21편 및 비경쟁 부문 등 공식 섹션 초청작 발표
박찬욱 감독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0편'의 설움을 해소했다. 지난해 공식 섹션에 장편 영화가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던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에 올해는 한국 영화가 2편이나 초청을 받았다. 더불어 아직 감독주간과 비평가주간 등 병행 섹션의 초청작은 발표되지 않았고 때때로 추가 초청작 발표가 있는 만큼, 최종 진출작은 늘어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9일 오후(한국 시각, 현지 시각 9일 오전) 프랑스 파리 파테 팰리스에서 열린 제79회 칸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호명됐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SF와 액션, 스릴러 장르를 아우르는 이 영화는 조인성을 비롯해 황정민, 정호연 등 우리나라 배우들과 함께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했다. 배급은 국내 배급사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호프'의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로 한국 영화는 무려 4년 만에 이 부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게 됐다. 나홍진 감독 개인으로는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첫 진출이다. 나홍진 감독은 앞서 영화 '추격자'(2008)로 제61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처음 초대받았다. 이후 '황해'(2011)로 제64회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곡성'(2016)으로 제69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올해 '호프'로 10년 만에 네 번째로 칸 영화제에 참석하게 된 그는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홍상수 등 선배 감독들의 뒤를 잇게 됐다.
'호프'와 함께 경쟁 부문에는 총 21편의 영화가 포함됐다. 특히 일본은 후카다 코지 감독의 '나기 노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상자 속의 양',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까지 총 세 편이 진출하며 '일본 영화의 전성기'를 자랑했다. 이란의 아스카르 파르하디 감독의 '페럴렐 테일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비터 크리스마스', 루마니아 출신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피오르드' 등도 경쟁작으로 올랐다.
연상호 감독도 '군체'로 다시 한번 칸 영화제의 부름을 받았다. '군체'가 초청받은 부문은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이다.
연 감독은 '군체'로 6년 만에 칸 영화제의 러브콜을 이끌어냈다. 앞서 연 감독은 '돼지의 왕'(2012)으로 제65회 칸 영화제 병행섹션인 감독주간에, 영화 '부산행'(2016)으로 제69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 받았다. 오프라인에서는 영화제가 열리지 않은 2020년 '반도'로 '칸 2020 라벨'에 선정됐던 그는 '군체'로 10년 만에 칸 영화제에 참석, 레드카펫을 밟는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전지현과 구교환과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이 출연했다.
칸 영화제는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영화제다. 한국은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1984)가 제37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한국 영화 최초로 초청을 받았으며,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이 최초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2002)으로 제55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래, 총 19개 작품이 같은 부문에 진출했다. 이를 통해 박찬욱, 홍상수, 이창동, 김기덕, 임상수, 봉준호 감독 등이 국제적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가장 최근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한국 영화는 일본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하고 한국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으며 CJ ENM이 투자배급을 담당한 영화 '브로커'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다. 두 영화 모두 2022년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브로커'가 남우주연상(송강호),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각각 받았다. 칸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한국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이 유일하다.
한편 제79회 칸 영화제는 오는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 도시 칸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한국 영화계 거장 박찬욱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초청을 받아 활동할 예정이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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