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근정전, 국보 제223호로 지정되다 [김정한의 역사&오늘]

1981년 1월 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시간여행, 세종-궁중 일상재현'이 펼쳐지고 있다. 2025.4.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81년 1월 8일, 문화재청(당시 문화재관리국)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복궁의 중심 건물인 근정전(勤政殿)을 국보 제223호로 공식 지정했다. 근정전의 역사적 가치와 학술적 중요성을 국가 차원에서 재확인한 조치였다.

근정전은 '천하의 일을 부지런히 하여 잘 다스리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선 시대에 왕의 즉위식, 문무백관의 조하(조정에 나아가 임금에게 올리는 하례), 외국 사신의 접대 등 국가의 주요 행사가 거행되던 핵심 공간이다. 1395년 태조 대에 처음 건립됐으나 임진왜란 당시 소실됐고, 1867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다시 세웠다.

근정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 규모의 다포계 양식으로 지어진 중층 목조 건물이다. 높은 2단의 월대 위에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은 조선 후기 목조 건축의 완성도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지붕은 사방으로 경사가 완만한 팔작지붕 형태를 띠며, 처마를 받치는 공포가 화려하게 짜여 있어 장식성이 뛰어나다. 중앙 후면에는 임금이 앉는 어좌가 있으며, 그 뒤로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를 그린 '일월오봉도'가 병풍으로 펼쳐져 왕권의 신성함을 강조한다. 천장 중앙에는 두 마리의 용(쌍룡)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조각이 있어 왕의 권위를 상징한다. 근정전 앞마당(조정)에는 품계석이 늘어서 있으며, 바닥에는 거친 박석이 깔려 있다.

근정전의 국보 지정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훼손됐던 민족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조선 왕궁 건축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근정전이 지닌 비례의 미와 공학적 안정성은 동아시아 궁궐 건축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게 한다.

근정전은 조선의 통치 철학과 예술혼이 집약된 결정체다. 이에 대한 국보 지정은 철저한 고증과 관리를 이어가 후대에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명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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