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프로야구사에 짧고 굵은 인상을 남긴 '도깨비팀' [역사&오늘]

1985년 6월 21일, 삼미 슈퍼스타즈 마지막 경기

2021년 이마트24가 인천을 연고로 하는 6번째 야구단인 ‘SSG랜더스’ 야구단을 모티브로 ‘SSG랜더스 라거’와 함께 ‘슈퍼스타즈 페일에일’(오른쪽)을 출시했다. ‘삼미 슈퍼스타즈’가 인천을 연고로 하는 최초의 프로야구단이었기 때문이다. (이마트24 제공) / 뉴스1 DB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85년 6월 21일 '영원한 꼴찌' 삼미 슈퍼스타즈가 인천 숭의야구장(당시 인천공설운동장 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날 경기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많은 팬들이 숭의야구장을 찾아 삼미 슈퍼스타즈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정문에서 팬들에게 티셔츠와 야구모자, 수건 등을 나눠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삼미의 마지막 선발 투수로 1983년 3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너구리' 장명부가 나섰다. 하지만 그는 롯데 타자들의 뭇매를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 삼미 슈퍼스타즈는 롯데 자이언츠에 6대 16으로 참패하며 쓸쓸하게 퇴장했다. 마지막까지 '약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한 채 3년 6개월간의 짧은 여정을 마무리했다.

삼미 슈퍼스타즈는1982년 프로야구 원년 구단으로 출범하며 인천, 경기, 강원, 이북 5도를 연고지로 삼았다. 첫 경기에서 당시 우승 후보 삼성 라이온즈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진 시즌 내내 전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1985년에는 18연패라는 프로야구 사상 최다 연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꼴찌의 대명사'라는 오명도 얻었다.

삼미 그룹의 경영난과 야구단의 성적 부진으로 인한 그룹 이미지 악화는 구단 매각으로 이어졌다. 1985년 5월 1일부터 삼미 그룹과 청보식품이 공동으로 구단을 운영하다가, 결국 6월 29일부터 청보식품이 단독 운영하는 '청보 핀토스'로 탈바꿈하게 됐다.

비록 짧은 역사와 초라한 성적으로 기억되지만, 삼미 슈퍼스타즈는 당시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민규의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통해 다시 한번 조명되기도 했던 삼미 슈퍼스타즈는 '영원한 꼴찌'이자 '도깨비팀'이라는 역설적인 이미지로 지금도 많은 야구팬들의 추억 속에 레전드로 남아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