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궁 '대안문' 등 조선 시대 현판 80여점 한 자리에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 8월15일까지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18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됐던 80여 점의 궁중 현판이 한 자리에 모인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8월15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궁중 현판을 모두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돼 있는데 머리말(프롤로그)에선 일제강점기부터 훼손된 궁중 현판이 박물관에 보관되기까지의 역사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특히 경운궁(현 덕수궁) 정문에 걸렸던 '대안문'(大安門) 현판을 통해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도 '크게 편안하기'를 바랐던 당시 사람들의 소망을 엿볼 수 있다. 대안문 현판은 가로 길이만 3m가 넘는다.
1부(만들다)는 현판의 글씨와 재료, 제작 기법을 보여주면서 현판 제작의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을 조명한다.
왕부터 당대 명필, 내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이 참여한 현판 글씨도 소개한다. 이중 당대 명필인 석봉 한호가 썼으며 1582년 제작된 '의열사기'(義烈祠記) 현판은 박물관에서 소장하는 현판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2부(담다)는 왕도 정치의 이념이 드러난 현판을 내용적인 면에서 4개의 주제로 나누어 조명한다.
3부(걸다)를 통해 다양한 기능의 궁중 현판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왕이 신하에게 내린 명령과 지침, 관청의 업무 정보와 규칙, 소속 관리 명단과 업무 분장 등을 새긴 현판은 게시판이나 공문서 같은 기능을 했다. 왕의 개인적인 감회나 경험을 읊은 시를 새긴 현판도 있다.
이어지는 마무리(에필로그)에선 우리 주변에 걸려있는 현판의 모습과 그 안에 가치를 담아 지켜나가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이밖에도 특별전을 통해 국보 '기사계첩'과 국가무형문화재 각자장이 사용하는 작업 도구도 볼 수 있다.
기사계첩은 1719년 숙종이 '기로소'에 들어간 것을 기념해 만든 첩 형태의 책이다. 기로소는 70세 이상, 정2품 이상 직책을 가진 노년의 문관들을 우대하던 기관이었다. 각자장은 나무판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장인으로 현판을 제작하는 역할이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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