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1노조 "이준석 '100분토론' 불참, 공영방송 농락…'동물의왕국' 틀라더라"

이준석, 사과 속 "언론자유 지키기 위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8.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MBC 내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제1노조)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MBC '100분 토론' 방송에 갑작스럽게 불참한 데 대해 "공영방송을 농락하고 시청자를 우습게 본 이 대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31일 성명을 내고 "이 대표는 지난 30일 생방송을 단 40여 분 앞두고 '100분 토론'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제작진에 최종 통보했다"며 "이 대표는 심지어 자신이 방송 펑크를 내면서 생기게 될 방송시간 공백에 대해 '동물의 왕국'이나 틀면 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거대 공당의 대표가 수백만 시청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 그 저열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토론을 앞두고 국회에서 진행된 긴급현안보고에서 갑자기 '민주당이 언론중재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경우 TV 토론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며 "시청자와의 약속인 생방송 TV 토론을 여당 압박을 위한 협상 카드로 이용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언론중재법은 결국 상정되지 않았으나 '상정하면 TV 토론 취소'라고 했던 이 대표는 그 이후에도 제작진의 출연 요청을 거절했다"라며 "전국민 앞에서 자신이 내건 전제 조건을 스스로 다시 뒤집으면서까지 끝내 '100분 토론'을 결방시킨 것은 처음부터 의도된 출연 불발과 프로그램 결방이 아니었는지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자신의 저열한 '정치질'에 생방송 TV 토론과 국민과의 약속을 악용했다"라며 "이 대표가 보인 오만한 행태는 방송사 제작진을 상대로 한 '갑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잘못을 깨닫고 '100분 토론'을 기다렸을 시청자들 앞에 진심을 담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30일 오후 10시35분 예정됐던 '100분 토론' 방송에 불참했다. 이날 여야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여부를 두고 밤 늦은 시간까지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MBC 내 다수 노조로, 사내 소수 노조인 MBC 노동조합(제3노조)과는 다른 조직이다. 양 노조는 정치적으로 다른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100분 토론' 불참과 관련, 이 대표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방송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방송사의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가면서까지 방송 참석을 거절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헌법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해량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이 송영길 대표(더불어민주당)와 저를 초대한 것은 (언론중재법 개정안) 입법 전에 국민들에게 양당의 입장을 상세히 알리고 국민의 판단을 돕자는 취지였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이 공언했던 대로 어제 처리를 진행했다면 '100분 토론' 자체가 희화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리한 입법을 강행한 여당과 청와대를 저지하려고 시청자 및 방송사와의 약속을 오롯이 지키지 못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덧붙였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