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게'는 왜 해탈을 뜻하나…'민속학연구' 58호 발간
사찰의 게·북한 유희놀이·농악의 흥…민속의 새 해석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국립민속박물관이 '민속학연구' 제58호를 발간하고 사찰의 게 장식, 북한 유희놀이, 한국인의 흥 등을 다룬 논문 8편을 실었다. 불교민속부터 놀이, 연희, 문자도, 물질민속, 무예까지 한국인의 삶과 문화에 담긴 의미를 폭넓게 다뤘다.
이번 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논문은 '한국 사찰의 게(蟹) 장식과 종교적 상징성'이다. 사찰의 건물과 탑에 새겨진 게 장식이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해탈과 수행, 극락왕생의 염원을 상징한다는 해석을 담았다.
'북한 유희놀이에 대한 남한 초등학생의 수용 양상 분석과 교육적 통합 방안'은 북한 유희놀이를 남한 초등학생이 직접 체험한 뒤 반응을 분석했다. 학생들은 절반이 넘는 놀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고, 놀이는 북한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교육적 기능을 지닐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대만 전통 인형극 포대희를 다룬 논문도 실렸다. 이 연구는 인형을 사람이 조종하는 소품이 아니라 공연의 형식과 리듬, 감각 효과를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로 보고 손과 인형, 기술의 관계를 짚었다.
'흥'을 다룬 연구는 춘천 우두농악보존회에서 농악을 배우고 연행하는 사람들을 관찰해 흥의 작동 방식을 살폈다. 흥은 농악을 시작하는 계기이자 배움의 과정에서 익혀야 할 기술이고, 연행 현장에서는 농악대의 호흡과 관객과의 교감을 돕는 요소로 분석했다.
물질민속 분야에서는 일제강점기 일본식 화로 '히바치'와 조선산 히바치형 화로를 다뤘다. 개항장을 통해 들어온 히바치가 회령도기와 나전칠기 등과 결합한 양상을 통해 외래 물질문화가 근대기 조선의 생활 속에서 수용된 과정을 추적했다.
강원 지역 화가의 문자도를 다시 살핀 연구도 두 편 포함됐다. 취소 김창익의 '효제문자도'와 삼척 지역 화가 석강 황승규의 화조·책거리 효제문자도를 분석해 지역 화단 연구의 범위를 넓혔다.
'임진왜란기 중국 도검술의 문화접변과 '무예도보통지'의 무예'는 전쟁기에 전해진 중국 검술이 조선군의 실전에 맞게 변용된 과정을 따라간다. 중국과 일본의 검술이 조선군에 보급되는 흐름을 통해 전쟁 속 무예의 문화접변도 함께 보여준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호가 일상 가까이에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문화 현상을 다시 읽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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