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관·금 귀걸이·시종까지…1600년 전 신라 무덤에 어떤 비밀이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금동관·갑옷·말갑옷 출토
발굴 조사 현장 일반에 공개…오는 27일~11월 1일까지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신라 왕경 복원의 핵심 현장인 경주 황남동에서 신라 초기 목곽묘가 새롭게 확인됐다. 목곽묘는 나무로 만든 널방(묘실)에 시신과 부장품을 넣고 흙으로 덮어 만든 무덤으로, '덧널무덤'이라고도 불린다. 이번에 발견된 무덤에는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가유산청은 경주시와 함께 신라 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적석목관분(돌무지덧널무덤) 아래에서 적석목곽분 이전 시기에 조성된 목곽묘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그 안에서 사람과 말의 갑옷과 투구 일체, 금동관 일부, 무덤 주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장수 인골과 시종으로 추정되는 순장 인골 등도 함께 발견됐다.
이번에 확인된 목곽묘는 적석목곽분인 120호분의 아래에서 발견돼, 신라의 무덤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기적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목곽묘 내부에서는 신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관 일부가 출토돼, 당시 신라 지배층의 금속 공예 기술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과 말의 갑옷과 투구 일체도 양호한 상태로 발견됐다. 특히 마갑(말의 갑옷)은 신라 고분에서 두 번째로 확인된 사례로, 중장기병의 실체와 함께 5세기 전후 신라의 강력한 군사력과 지배층의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목곽묘는 주곽과 부곽으로 구성돼 있다. 주곽에서는 대도(大刀)를 착장한 남성 장수의 인골이 확인됐다. 부곽에서는 각종 부장품과 함께 순장된 인골 1구(시종 추정)가 발견됐다. 치아 분석 결과, 무덤의 주인공은 30세 전후의 남성으로 추정된다. 순장자는 주인공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시종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당시 신라 지배층의 권력 구조와 사회 위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황남동 1호 목곽묘의 발굴은 단순히 새로운 무덤을 발견한 것을 넘어 신라의 고분 양식 변천과 고대 신라의 군사·사회 구조를 밝히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특히 이번에 발굴된 갑옷·투구 일체는 신라 중장기병 연구의 핵심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조사 현장은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27일은 오후 1시~오후 6시, 28일부터 11월 1일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남성 장수 인골, 금동관, 갑옷·투구 일체 등 주요 출토 유물은 같은 기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에서 전시된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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