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 선처가 답은 아니다"…현직 판사의 소년재판 5년의 고민

[신간] '착한 판사, 나쁜 판사'

'착한 판사, 나쁜 판사' (펜타클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소년범죄 처벌을 둘러싸고 분노와 용서가 부딪히는 가운데, 5년간 소년재판 현장을 지켜온 현직 판사가 아이들의 회복을 위한 현실적인 고민을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창원지방법원에서 소년부를 이끄는 류기인 부장판사다. 그는 경상남도 17개 시·군(양산시 제외)을 관할하며 2024년 4월 1일부터 지난해 3월 31일까지 전국 단일 재판부 중 최다인 2768건을 다뤘다.

이 책은 무조건적인 봐주기가 오히려 아이를 망칠 수 있다고 짚는다. 잘못을 저지른 청소년을 무작정 가정으로 돌려보내기보다, 때로는 엄격하게 격리해 반성할 시간을 주는 결단이 진정한 배려가 된다는 뜻이다.

류 부장판사는 사건 처리 뒤에도 문제를 바로잡으려 애썼다. 경남 지역에 가정법원이 없어 청소년들이 타지역 시설로 멀리 떨어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법원 밖에서 아이들과 나란히 걸으며 속마음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청소년들의 글을 엮은 문집 '이제는 집으로 간다' 발간을 돕기도 했다.

이 책에는 단순히 형벌을 무겁게 할지 가볍게 할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 다시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환경을 살피는 판사의 치열한 사색이 담겼다. 우리 사회가 잘못을 저지른 청소년에게 등을 돌리는 대신, 그들이 돌아올 자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묻는다.

△ 착한 판사, 나쁜 판사/ 류기인 글/ 258쪽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