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욕망·성공·관계·평온…다섯 갈래로 풀어낸 서른의 질문

[신간]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

[신간]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은 불확실한 일자리와 흔들리는 소득, 끝없는 비교 속에서 커지는 30대의 불안을 에피쿠로스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다. 저자 김용하는 더 빨리 뛰라는 압박 대신 무엇이 필요하고 어디까지면 충분한지 물으며 불안과 욕망, 성공, 관계, 평온의 문제를 차례로 짚는다.

저자는 30대의 아침이 마음보다 계산으로 먼저 시작되는 현실을 짚는다. 삶 전체가 보이지 않는 평가표 위에 올라간 듯한 감각, 제대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묻게 되는 상태를 서른의 불안으로 붙잡는다. 불안의 원인을 개인의 약함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점이 초반 문제의식이다.

이 불안은 불확실한 일자리와 흔들리는 소득, 늦어진 자립, 끝없는 비교와 맞물려 커진다. 책은 미래를 완전히 통제하려 하기보다 준비하는 태도, 성공과 실패를 길게 해석하는 시선을 앞세운다. 사건보다 생각의 방식을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여기서 나온다.

전반부는 불안을 해체하는 일과 욕망을 정리하는 일에 집중한다. 더 좋은 직장과 연봉, 안정적인 미래를 향한 바람을 무조건 부정하지 않되 필요한 욕망과 헛된 욕망을 나누고 어디까지면 충분한지 다시 묻는다. 소득의 목적을 되짚고 삶의 방향부터 설계하자는 제안도 이 대목에 놓인다.

중반부에서 책은 성공을 불안의 종착점으로 보지 않는다. 성공이 때로는 더 넓은 불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소유와 성취가 삶 전체를 대신 말하게 두지 말라고 짚는다. SNS 비교와 성공 신화를 비켜서서 자기 삶의 중심을 지키는 기준을 세우라는 주문이 이어진다.

관계는 흔들릴 때 삶을 붙잡는 안전망으로 제시된다. 경쟁보다 협력의 편에 서는 법, 필요로 만난 관계를 신뢰로 키우는 법, 모든 갈등에 다 들어가지 않는 태도가 함께 다뤄진다. 관계를 지배가 아닌 공존의 문제로 보는 시선도 책의 한 축이다.

마지막 장은 평온을 기분이 아니라 훈련되는 감각으로 다룬다. 사실에 기대어 세계를 이해하고, 충분함을 몸에 익히고, 삶을 뒤로 미루지 않는 태도를 반복 사유와 연결한다. 끝을 생각하되 거기에 붙들리지 않는 자세 역시 에피쿠로스 삶의 기술로 묶인다.

저자 김용하는 연금과 복지, 제도와 미래 세대 문제를 연구해온 경제학자다. 책에는 젊은 세대를 향한 조언보다 오래 흔들리지 않으려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묻는 시선이 앞선다. 서른을 지나고 있는 세대와 그 세대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문제의식도 함께 깔려 있다.

책이 남기는 질문은 빠르게 올라가는 법보다 덜 두려워지는 법에 가깝다.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더 좇아야 하는지, 무엇은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점검하게 하면서 성공이 없어도 무너지지 않을 기준을 찾게 한다.

△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 김용하 지음/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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