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울리는 주가조작의 실체"…전직 금융 엘리트의 고발

[신간] '무자본 게임'

'무자본 게임' (피클스토리웍스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평범한 사람들의 노후 자금과 퇴직금을 노리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어두운 민낯을 날카롭게 해부한 소설이 나왔다. 저자 이동열은 증권사와 사모펀드 등 여의도 금융 최전선에서 20년 가까이 일한 전문가다. 자신이 직접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금융 범죄 누아르 장편소설을 퍼냈다.

이 책은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무자본 인수합병(M&A)과 투자 사기, 그리고 주가조작 세력의 치밀한 공모 구조를 정면으로 다룬다. 차트 뒤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작전 세력의 시나리오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투자자들이 어떻게 희생되는지 그 과정을 아주 사실적으로 추적했다.

소설은 실력 하나로 정상을 밟았던 증권사 임원 출신의 주인공 이승준이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작된다. 그는 상장사 지분을 담보로 거액을 빌리려는 수상한 기업가 김현일 회장을 만나게 되고, 복잡한 공시 속에 감춰진 거대한 금융 사기극의 냄새를 맡는다. 여의도 고급 사무실과 청담동 비밀 술자리에서 오가는 탐욕스러운 인간들의 심리 싸움이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자본시장의 잔혹한 현실을 담아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숫자를 다루는 인간들이 부리는 속임수와 배신을 이토록 생생하게 고발한 작품은 없었다며 입을 모은다.

문학의 틀을 빌렸지만, 이 작품은 사실상 대한민국 금융업계의 어두운 심장부를 기록한 고발장과 다름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앞에 인간의 양심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집요하게 파고든 작가의 시선이 매섭다. 단순한 허구를 넘어 지금 이 순간에도 반복되는 거대 금융 범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제작이다.

△ 무자본 게임/ 이동열 글/ 856쪽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