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소재집' 완간…450년전 시 1499수·산문 총정리
2013년 1집 출간 뒤 13년 만에 전 8집을 마무리
퇴계 이황·하서 김인후 등과 주고받은 논변, 심성론 저술까지 한질에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소재집' 전 8집이 13년 만에 완간됐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시인인 노수신의 시와 철학 산문을 완역한 마지막 8집을 지난 4월 30일 펴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완간본은 노수신의 76년 생애를 가로지르는 시 1499수와 산문을 묶었다. 퇴계 이황과 하서 김인후 등 당대 석학들과 주고받은 서신과 논변도 함께 실어 조선 중기 지식사의 한 축을 보여준다.
노수신은 선조 때 시단의 영수로 불린 인물이다. 그는 송시와 당시 풍조에서 벗어나 전고와 숫자, 간지, 지명, 관직명을 시어로 밀도 있게 배치한 문체를 구축했고, 이 시풍은 뒤에 '소재체'로 불렸다.
초기 시 세계는 금강산 유람 시편을 모은 '유산록'에서 드러난다. 현실을 벗어나 더 높은 경지를 지향하는 감각이 앞서고, 불교와 도교의 초월적 이미지를 함께 끌어오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유배기에 쓴 시는 결이 달라진다. 진도에서 지은 '옥주이천언'은 기근과 질병, 백성의 삶을 사실적으로 옮긴 작품으로, 산수와 풍류 중심의 기존 한시 흐름과 다른 현실 인식을 보여준다.
만년 시편은 양명학적 심성론으로 향한다. 인간의 욕망을 억압의 대상이 아니라 본성의 일부로 보고, 없애기보다 다스려야 한다는 인식이 시에도 스며 있다.
마지막 8집에는 '시강록', '초창록', '구색록', '양정록', '서기록' 등이 실렸다. 세자 교육 기록과 '숙흥야매잠해' 초본·완성본, 퇴계·하서와의 논변, '인심도심변'과 '집중설', 아동 교육과 일상 수양을 다룬 저술까지 함께 묶었다.
한국고전번역원 관계자는 "이번 완간본이 노수신의 문학과 사상을 온전히 읽을 수 있는 자료"라며 "조선 중기 사상사와 문학사를 연구하는 기초 자료로 쓰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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