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방송인 정재환이 다시 읽는 한국사

[신간] '정재환의 다시 만난 한국사'…10가지 결정적 사건으로 한국사 강의
고려청자, 수원 화성, 만민공동회…한국 사회의 문화적 뿌리를 짚다

고려청자, 수원 화성, 만민공동회…한국 사회의 문화적 뿌리를 짚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정재환의 다시 만난 한국사'는 단순한 사건 나열을 넘어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든 10가지 결정적 장면을 '역사적 유전자'라는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특히, 수원 화성의 시스템적 사고와 만민공동회의 시민 의식 등 과거의 사건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문화적 뿌리가 되었는지 명확하게 짚어준다.

저자는 전곡리 주먹도끼, 단군신화, 삼국통일, 훈민정음, 조선어학회 사건까지 5000년 한국사를 10개 장면으로 압축한다. 연대를 따라 훑기보다 오늘의 삶을 만든 힘이 어디서 왔는지 묻는다. 각 사건을 흩어진 단편이 아니라 지금의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연결 고리로 읽게 한다.

연결 고리는 '역사적 유전자'다. 저자는 역사 속 특정 사건이 오늘의 사회와 문화를 형성한 근원적 요소로 남았다고 본다. 통합, 호국, 소통, 혁명, 민주, 독립 같은 단어를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한국사의 흐름을 다시 세운다.

책은 강의 형식으로 짜였다. EBS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3 한국사 편을 한 권으로 묶어, 어렵고 멀게 느껴졌던 교과서를 어른의 눈높이에서 다시 푼다. 질문으로 시작하고 의미로 정리하는 방식이 선명하다.

강의마다 해석의 결이 또렷하다. 팔만대장경은 국난 앞에서 쌓아 올린 집단 역량을, 갑신정변은 좌절된 개혁의 충동을 보여준다. 조선어학회 사건은 말과 글을 지키는 일이 곧 공동체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교양서답게 사진, 연표, 지도 등 80여 개 도판을 실어 사건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준다. 독자는 읽기만 하지 않고 보고 연결하며 한국사의 큰 맥락을 스스로 그리게 된다.

정재환은 방송인으로 활동하다 역사학의 길로 들어섰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글문화연대 활동도 이어 왔다. 방송에서 다진 전달력과 연구 경험이 만나 설명은 쉽고 문장은 단단하다.

△ '정재환의 다시 만난 한국사'/ 정재환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2만원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