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넓적부리도요·감돌고기…멸종 위기의 야생동물

[신간] '밤하늘의 황제 수리부엉이가 고달픈 이유'

[신간] '밤하늘의 황제 수리부엉이가 고달픈 이유'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밤하늘의 황제 수리부엉이가 고달픈 이유'는 기후 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한국 야생 동물 10종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자는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개발까지 함께 짚으며 토종 생물에 눈을 돌리라고 말한다.

저자는 제주 숲에 사는 두점박이사슴벌레부터 우리나라에 잠깐 들렀다 떠나는 넓적부리도요까지, 책은 낯익고도 낯선 생명들을 한자리에 불러낸다. 수리부엉이, 양산꼬리치레도롱뇽, 수원청개구리, 감돌고기처럼 우리 주변에 있지만 쉽게 보지 못한 동물도 함께 다룬다.

넓적부리도요와 수리부엉이는 기후 위기의 결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넓적부리도요는 한 해 1만8000킬로미터를 이동하면서 서해안에서 쉬어 가야 하지만 갯벌 매립 탓에 머물 곳을 잃는다. 수리부엉이에게 지구 온난화는 조금 편한 겨울이 아니라 언제 어떤 날씨가 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계절로 다가온다.

[신간] '밤하늘의 황제 수리부엉이가 고달픈 이유'

양산꼬리치레도롱뇽, 수원청개구리, 감돌고기, 두점박이사슴벌레를 다루는 대목은 개발과 온도 변화가 작은 생명에 어떤 압박을 주는지 보여 준다. 차가운 물이 필요한 도롱뇽, 논이 있어야 살아남는 수원청개구리, 수온 상승에 취약한 감돌고기는 서식 조건이 무너지면 곧바로 생존이 흔들린다. 제주에서만 사는 두점박이사슴벌레 역시 기온 상승 앞에서 안전하지 않다.

후반부는 아무르표범, 반달가슴곰 오삼이, 사향노루, 향유고래를 통해 인간의 욕망이 동물의 삶을 어떻게 밀어냈는지 보여 준다. 1970년까지 한국 야생에 살던 아무르표범의 자취, 사향 때문에 불법 포획된 사향노루의 사연, 기름이 필요해 대량 포획된 향유고래의 역사가 차례로 나온다. 반달가슴곰 오삼이의 이동 역시 서식지와 공존 문제를 다시 묻게 만든다.

책은 청소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한반도 생물 다양성이 어디서 흔들리는지 짚어냈다. 각 장은 "왜 사라지는가"라는 질문을 쉽게 풀어 가는 데 힘을 준다. 사진과 만화를 곁들여 생태 특성과 생존 조건을 설명하고, 익숙한 동물과 멸종 위기종의 차이도 차근히 보여 준다. 예쁜 동물을 넘어서 작고 꼬물거리는 생명까지 살피는 시선을 길러 주려는 의도가 또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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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동물의 위기를 자연사 이야기로만 두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와 천성산 터널 공사 반대 사례를 끌어와 개발의 방향까지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토종 생물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세 갈래로 정리한다. 토종 생물은 생태계를 지탱하고, 유전자 자원을 품고, 오래 이어 온 자연의 유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멸종 위기 동물을 먼 나라 상징이 아니라 우리 곁의 존재로 다시 보게 만든다.

저자 신인철은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암세포 생물학을 연구하고 있다. 신 교수는 오랫동안 코믹한 웹툰을 그려 온 만화가이기도 하다. 그림을 맡은 박보은은 그래픽과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 온 작업자다.

△ 밤하늘의 황제 수리부엉이가 고달픈 이유/ 신인철 지음/ 박보은 그림/ 다정한시민/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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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