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위험하고 영양제는 안전한가"…식품과 약의 경계를 묻다

[신간] '건강 구독 사회'

[신간] '건강 구독 사회'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정재훈 약사가 영양제 다이어트약 비만 치료제를 둘러싼 현대인의 건강 신화를 파고든 '건강 구독 사회'를 내놨다. 책은 건강 관리가 불안 구독으로 바뀐 과정을 짚는다.

저자는 "우리는 건강을 관리하는가 아니면 불안을 구독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부작용이 문서로 선명한 약은 불안해하면서 효능이 불분명한 영양제는 의심 없이 삼키는 이유를 파고든다. 약의 '보이는 위험'과 영양제의 '잘 보이지 않는 위험'이 만든 착시를 비교한다.

책은 총 5부로 짜였다. 1부는 약보다 영양제를 믿게 된 심리와 문화의 배경을 추적한다. 식품과 약 사이 회색지대가 어떻게 비즈니스로 굳었는지부터 본다. '자연' '순함' '부작용 없음' 같은 단어가 위험을 가리고 신뢰를 만드는 방식을 짚는다. SNS와 알고리즘과 마케팅이 그 언어를 건강 상식으로 굳혔다고 서술한다.

2부는 위고비 마운자로 같은 비만 치료제가 치료를 넘어 향상 도구로 소비되는 장면을 다룬다. 저자는 약을 옹호하거나 비난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겐 생명줄이 되고 누군가에겐 미용 도구가 되는 지점을 나눠 윤리적·의학적 회색지대를 따진다.

3부는 비타민 오메가3 유산균 단백질 보충제가 '관리하는 삶'의 상징으로 굳은 현실을 다룬다. '필수 영양제'라는 말이 상식이 된 과정을 되짚는다. 과학적 근거와 임상 결과 사이 간극도 함께 들춰 영양제가 약이 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한다.

4부는 커피 초콜릿 마늘 홍삼 같은 식품이 '기능성' 이름으로 약처럼 소비되는 장면을 좇는다. 약처럼 팔리는 음식과 음식처럼 팔리는 약이 만든 혼란을 짚는다. "적당히 먹으라"는 조언이 왜 과학적으로 어려운 말인지도 풀어낸다.

5부는 유전자 검사 웨어러블 기기 인공지능 추천이 건강 선택을 제안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본다. 저자는 편리함과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과잉 확신과 책임의 문제를 함께 묻는다. 맞춤 영양이 건강을 키우는지 선택 부담을 개인에게 넘기는지 따져 보고 '지속 가능한 식생활' 질문으로 마무리한다.

저자는 정답을 내세우지 않고 무엇을 먹고 맞고 믿어야 하는지 대신 묻는다. 결국 건강을 관리하는가 아니면 더 나은 몸을 소비하느냐는 물음이 남는다.

△ '건강 구독 사회'/ 정재훈 지음/ 에피케/ 2만 원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