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석 선언 "신성한 진리는 없다"…과학은 '역동적인 인간 활동'
[신간] '실용주의 과학철학'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과학이 인간과 독립된 '외부 실재'의 궁극적 진리를 밝힌다는 믿음은 우리 시대의 견고한 신화다. 하지만 세계적 과학철학자 장하석 교수는 이러한 통념이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과학의 진보를 가로막는 해로운 이상이라고 일갈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을 숭배의 대상인 '성역'이 아니라 탐구와 논쟁이 교차하는 '역동적인 인간 활동'으로 재정의한다.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행동하는 실재주의'(Activist Realism)다.
실용주의 철학에 뿌리를 둔 이 개념은 지식을 단순히 정보의 소유가 아닌 무언가를 할 줄 아는 '능동적 앎'으로 바라본다. '진리' 또한 실재와의 신비로운 대응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이 목표를 향해 조화롭게 맞물려 돌아가게 돕는 '작업적 정합성'의 속성으로 규정된다.
이 책은 온도계 보정이나 초기 전기학 실험 등 구체적인 과학사의 장면을 불러와 실용주의적 정당성을 논리적으로 증명한다. 특히 '노이라트의 배' 비유를 통해, 우리가 완벽한 토대가 아닌 흔들리는 늪지 위에서 끊임없는 자기 교정을 통해 지식을 쌓아가는 존재임을 역설한다.
결국 과학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인본주의적 사업'이며, 절대적 정답을 향한 수렴이 아닌 다양한 실천 시스템이 공존하는 다원주의적 여정이다. 불확실한 시대, 무엇을 신뢰하고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가장 현실적이고 능동적인 항해 지도가 되어 준다.
△ 실용주의 과학철학/ 장하석 글/ 전대호 옮김/ 김영사/ 2만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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