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본질은 '질문'이다"…AI 시대, 수학의 역할과 가치의 재발견
[신간] '수학의 역사'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수학은 정답을 찾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기술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생각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클래식 인사이트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공식을 외우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인류가 왜 수천 년 동안 수학이라는 언어를 발명하고 발전시켜 왔는지 그 사유의 궤적을 추적한다.
물리학 교수인 저자는 수학을 '정답의 학문'이 아닌 '질문의 역사'로 정의한다. '0'이라는 개념이 인도 철학의 '공'(空) 사상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무한에 대한 두려움이 어떻게 근대 철학의 격변을 이끌었는지 등 수학적 개념 뒤에 숨은 인간의 고뇌와 시대적 배경을 소개한다. 독자는 숫자의 기원부터 미적분, 위상수학에 이르기까지 핵심 개념들이 태동한 문화적·철학적 맥락을 살피며 지적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지배하는 AI 시대에 역설적으로 수학의 역사는 더욱 중요하다. 현대 기술의 뿌리는 결국 인간이 던진 질문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AI가 판단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인간 고유의 '사유하는 힘'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학자들이 문제를 구성하고 해석해 온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미래를 읽는 가장 강력한 지적 도구라는 설명이다.
이 책은 수식을 최소화하고 역사와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채택해 수학에 거리감을 느꼈던 문과생과 일반인까지 포섭한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양서를 넘어, 독자 스스로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철학적 입문서다. 수학이 걸어온 길을 이해하는 순간, 독자는 기술의 이면을 통찰하는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된다.
△ 수학의 역사/ 정완상 글/ 성림원북스/ 2만 3000원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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