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다'와 '겉잡다', 뭐가 맞지?…'우리말 달인'이 쓴 맞춤법 교과서

[신간] '맞춤법 상식사전'

맞춤법 상식사전 (황금알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걷잡다'와 '겉잡다'의 구별: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으로, '한 방향으로 치우쳐 흘러가는 형세 따위를 붙들어 잡다'는 의미는 '걷잡다'가 맞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겉잡을 수 없이 폭락했다"는 틀린 문장이며, '겉잡다'는 '겉으로 보고 대강 짐작하여 헤아리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실제 뉴스 기사의 오류 사례를 담은 실전 맞춤법 안내서가 출간됐다. 저자는 언론인으로서 39년 동안 한국어의 정확성을 지켜온 김형택 뉴스1 편집위원이다.

저자는 KBS '우리말 겨루기'에서 5수 끝에 제64대 '우리말 달인'에 오른 실력자다. 취재, 편집, 교열을 두루 거친 베테랑 기자로, 언어의 정확성이 곧 사고의 품격이라는 신념 아래 이 책을 완성했다.

1986년 한국일보 수습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인 저자는 기사 속 한 글자 오류조차 놓치지 않으려는 '언어 장인정신'을 보여 왔다. 특히 '우리말 달인' 등극은 언어의 정확성을 향한 그의 신념과 39년간의 헌신이 빚어낸 결실이다. 하루 3~4시간을 한국어 공부에 바친 노력 끝에 얻은 타이틀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지난 10년간 모은, 기자들이 실제 기사에서 틀린 340여 개의 맞춤법 오류 사례가 실려 있다. 단순히 맞춤법 정리에서 나아가 외래어, 띄어쓰기, 한자어의 올바른 쓰임까지 실전 중심으로 다뤘다.

각 장에는 실제 기사 속 문장이 원문 그대로 등장하며, 그 옆에 저자가 직접 교정한 형태가 병기돼 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국어 교본이 아니라, 살아 있는 언어의 현장 기록이다.

저자는 교열을 오타를 잡는 일을 넘어 "기사의 신뢰를 지탱하는 마지막 방파제이자 기자의 영혼을 문장 속에 바로 세우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아울러 "틀린 맞춤법 하나가 신뢰를 무너뜨린다"며 언어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한다.

기자 정신으로 쓴 이 책은 한국어의 품격을 되찾기 위한 선언이다. 언론인에게는 '기사의 품격'을, 수험생에게는 '한국어 능력의 기준'을, 그리고 모든 독자에게는 '삶의 품격을 만드는 언어의 정직함'을 일깨워준다.

△ 맞춤법 상식사전/ 김형택 글/ 황금알 /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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