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의 상징 백이·숙제, 고사리 먹다 굶어죽은 게 틀렸다고?

[신간]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중국문학 속의 동식물
오역 의심스러운 동식물 표기 20여 건 이상 문제제기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중국문학 속의 동식물 표지 ⓒ News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팽철호 국민대 중국어문전공 교수가 중국문학에 등장하는 동식물을 한국에서 다른 동식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다수 찾아내 그 실체를 규명했다.

사기 열전에 나오는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왕조 교체기에 충성을 지키기 위해 수양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다가 굶어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백이와 숙제가 실제로 먹었던 것은 고사리가 아니라 콩과식물이라고 지적한다.

논어에 나오는 구절인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는 '날씨가 추워진 연후에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라는 해석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저자는 두보의 시에서도 나오는 '백'(柏)이 잣나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측백나무의 오역임을 밝힌다. 잣나무는 영어로 코리안 파인'(korean pine), 일어에선 '조선송'(朝鮮松), 중국에선 '홍송'(紅松)이라 부른다.

잣나무는 한국과 중국 동북부,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 자라는 수종으로 한국이 주 서식지이다. 따라서 두보가 중국 서부지역인 사천성 성도의 무후사(武侯祠)에서 잣나무를 보면서 시를 지었을 가능성이 낮다.

책이 거론한 다앙한 동식물 명칭에 대한 오류는 한국의 권위 있는 사전에 등재돼 있다. 이런 면에서 책은 한국 지식인층의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책에는 중국문학 작품을 원저자의 표현에 맞게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하는 저자의 진지한 학문적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저자는 한국에서 출간된 사전이나 자전의 해설을 무비판적으로 이해하던 관행을 거부하고,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했다.

◇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중국문학 속의 동식물 / 팽철호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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