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평론가 남편 '소설가 이인화 표절 의혹' 다시 제기(종합)

남진우 명지대 교수ⓒ 명지대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 6월 '표절 논란'을 일으킨 소설가 신경숙의 남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55) 명지대 문예창작학 교수가 소설가 이인화(본명 류철균·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의 장편소설 '내가 누구인지 말할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표절문제를 20여년 만에 다시 제기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 교수는 출간을 앞둔 '현대시학' 12월호 권두시론 '표절의 제국-회상, 혹은 표절과 문학권력에 대한 단상'에서 신경숙 소설가의 표절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동시에 '내가 누구인지…'가 일본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 '키친' 등과 미국작가인 버나드 맬러무드의 작품 '월세입주자'를 표절한 작품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남교수는 이 글에서 "신경숙을 비롯해서 여러 작가들의 표절 혐의에 대해 무시하거나 안이하게 대처한 것은 해당 작가를 위해서나 한국문학을 위해서나 전혀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나를 포함해서 그동안 한국문학의 일선에서 주도적으로 일해온 많은 사람들이 오만했던 게 틀림없다. 그들은 문학권력이라는 말을 거부했지만, 실은 권력의 은밀한 단맛에 길들여져 있었으며, 살펴야 할 일을 등한히 했고, 진작 했어야 할 일을 그냥 미루고만 있었다"며 문단권력에 대한 자성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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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사과의 말은 '현대시학'의 18쪽에서 53쪽에 해당하는 권두시론의 말미 두 쪽(52~53쪽) 분량으로 나머지 글 대부분을 이인화 작가의 표절문제를 다시 불러오는 데 할애했다. 남 교수는 "풍문으로만 전해왔을 뿐 한번도 그 전모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내가 누구인지…'의 표절양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한다"며 바나나와 맬러무드의 글과 이인화의 '내가 누구인지…'의 문단 10여군데를 표로 만들어 비교분석했다.

남 교수가 권두시언 제목으로 잡은 '표절의 제국'은 이인화의 또다른 작품인 '영원한 제국'을 빗댄 것으로 추정된다. '내가 누구인지…'는 1992년 제1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출간 후 공지영, 요시모토 바나나, 무라카미 하루키 등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남 교수는 출간 당시에도 이인화의 작품이 '키친'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평론가이자 작가였던 이인화는 자신의 글이 '혼성모방'이라고 주장했고 그후 이 문제는 '혼성모방'이라는 기법에 대한 찬반양론과 신세대문학에 대한 비판으로 변모했다. 남 교수는 당시 신세대 작가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문제가) 확대되면서 정작 이인화는 비판의 표적으로부터 교묘히 빠져나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이인화의 표절을 경험하고 나서는 더 이상 그 어떤 표절에 대해서도 놀라거나 정도 이상 흥분하지 않을 수 있는 내성을 갖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인화 작가(류철균 교수)는 3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남 교수의 지적은 23년전 다 나왔던 이야기로 새로울 것이 없다. 나는 내 작품이 표절이 아니라 혼성모방이라는 입장을 아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앞서 '현대시학' 11월호에서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며-표절에 대한 명상 1'에서 "표절은 문학의 종말이 아니라 시작, 그것도 시작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신경숙의 표절 논란에 대해 옹호하는 듯한 취지의 글을 쓴 바 있다.

현대시학 11월호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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