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록으로 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어떤 사람?

일론 머스크ⓒ AFP=News1
일론 머스크ⓒ AFP=News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Zip2, 페이팔을 거쳐 테슬라 모터스, 스페이스 엑스, 솔라시티까지 각기 다른 분야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며 비즈니스의 지형을 바꿔놓은 일론 머스크. 그가 설립한 페이팔은 전자 금융의 시대를 열었고, 전기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는 장난감 취급받던 전기차를 고급차로 변신시켰다. 스페이스 엑스는 민간 우주왕복선 시대를 탄생시켰으며, 그가 공동 창업한 솔라시티는 태양에너지 시스템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보았던 과학적 상상을 하나 하나 현실로 만드는 그의 도전은 미국 뿐 아니라 우리 나라에도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머스크에 대한 공식 전기인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김영사)를 비롯해 이번달 '테슬라 모터스: 일론 머스크,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꾸다'(을유문화사)까지 1~2년 새 다수의 책이 나온 상태다. 실제로 일론은 어떤 사람일까. 외신과 책들에 실린 그의 말을 중심으로 이 '미래에서 온 사나이'의 윤곽을 그려보자.

△아버지에 대해서

1971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총기가 좋고 책벌레였으며 점점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큰 소질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컴퓨터를 탐탁찮아 했다. "아버지는 여러 면에서 뭔가 새로운 기술을 싫어하셨고 특히 컴퓨터를 싫어하셨습니다. 컴퓨터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이라면서…(중략) 그래서 난 결국 조금씩 돈을 모아 컴퓨터를 살 수밖에 없었는데…내가 용돈 저축하는 걸 보시곤 결국 돈을 조금 보태주셨습니다."

△군대는 내 체질

1988년 열일곱 살이었던 그는 남아공의 집을 떠났다. 남아공의 남자들은 당시 일정기간 군복무를 해야 했고 군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앞장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에 대해 "군복무 자체는 별문제 없었지만 흑인들을 억압하는 남아공 군인생활을 하는 건 그야말로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군대 자체는 내게 잘 맞아요" 하고 말했다.

△정치성향

머스크는 정치적으로는 '반은 민주당, 반은 공화당', '사회적으론 자유주의, 경제적으론 보수주의'라고 스스로를 표현한다. 또한 미국이 세계를 이끄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는 것을 찬성하는 '미국예외주의자'라고 자신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존경하는 인물

전 영국 총리 마가렛 대처에 대해 "그는 터프하지만 의식있고 공정합니다. 완벽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녀가 취한 행동들은 모든 점을 감안할 때 잘한 것이었죠"라고 평했다. 또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위대한 과학 기술자'로 보고, 월트 디즈니 역시 '아주 위대한 혁신가'라고 생각한다.

△운명과 종교

이 세계를 설계하고 만든 어떤 존재가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 모든 것들을 설계한 주인같은 지적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요? 나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 대답 후엔 또 그 지적존재는 어디서 왔느냐 물어야 하기 때문이죠. 나는 이 세계를 기본적인 물리학 법칙들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는) 단순한 요소에서 시작된 복잡한 현상을 보일 뿐입니다"라고 답했다.

△로켓에 대한 관심

"우리는 과거 공룡들보다 더 많은 위험 요소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만간 이 푸른빛을 띤 이 조그만 지구 너머로 삶을 확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멸종될 겁니다. 그것을 위해선 신뢰할 수 있고 재사용가능한 커다란 로켓들이 필요합니다. (중략) 로켓은 진짜 멋져요. 거부할 수가 없죠."

△에디슨의 팬

"나는 에디슨이야말로 확실한 롤모델, 그러니까 가장 위대한 롤모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자동차 회사 이름이 테슬라인 것은…우리가 교류 유도전동기를 이용하고 있는데 그것을 테슬라(니콜라 테슬라)가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더 큰 대우를 받아야 할 인물이죠. 하지만 이런저런 걸 감안할 때, 나는 사실 테슬라보다 에디슨의 팬입니다."

△인공지능(AI)에 대해

도전적인 그도 인공지능에 대해선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인공지능의 연구와 생산을 '인류의 가장 큰 현존하는 위협', '악마를 소환한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뭔가 어리석은 짓을 하기 전에 국가나 국제적 차원에서 규제적 감시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ungaun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