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우,"신경숙 표절 낳은건 '문학동네'의 '주례사 비평' 때문 아니었나"
문학동네 편집진 신형철 권희철의 '사후약방문'식 비판 질타
- 박정환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문학평론가인 권성우 숙명여대 한국어학부 교수는 신형철·권희철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의 신경숙 작가의 표절 의혹에 대한 입장 표명이 "대세에 밀려 '사후약방문' 격으로 발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신경숙 표절 파문에 대한 단상: 신형철과 권희철에게 보내는 편지'이라는 글에서 "창비의 상처에 기대서 적당히 묻어가려 하지 말고 계간 '문학동네'의 지면에 '칭찬하는 비평'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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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는 "신경숙을 옹호하는 의견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았다면, 문인들의 비판과 문제제기가 지금처럼 거세지 않았다면, 과연 당신들이 이렇게라도 의견 표명이나 했을까"라며 "불관언하는 것보다는 지금이라도 의견을 발표한 것은 다행이지만, 대세에 밀려서 마치 사후약방문 격으로 발표된 것 같은 당신들의 의견에 저는 어떤 감동도 근본적인 성찰도 서늘한 인식도 자기비판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신형철씨는 지난 19일 한국일보에 보낸 입장문에서 "거의 같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문장' 단위라면 몰라도 '단락' 단위에서 또렷한 유사성이 우연의 일치로 발생하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고 했다. 또 "과정이 어떠하였건 ‘우국’과 ‘전설’ 사이에 빚어진 이 불행한 결과에 대해서는 작가의 자문(自問)과 자성(自省)이 필요해 보인다"라고도 밝혔다.
또, 문학동네 권희철 편집위원도 "의식적 표절이 아니더라도 해당 대목이 상당히 또한 , 유사한 것은 분명하다"며 "존경하는 작가에게 영향을 받는 건 자연스런 일이지만 문장까지 비슷해지는 건 조심해야 한다. 문단이 이를 너무 소홀히 여긴 것 같다"고 지적했다.
권성우 교수는 "'같은 것을 다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신형철), '의식적 표절이 아니더라도 해당 대목이 상당히 유사한 것은 분명하다'(권희철)로 정리될 수 있는 의견이 얼마나 이번 표절 파문의 진실을 엄중하게 인식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앞서 '문학동네' 지면을 통해 신경숙에 대한 지나친 확대해석, 문학적 애정 이상의 과도한 의미부여, 영혼 없는 주례사 비평이 이뤄졌다며 "'문학동네'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형철·권희철 편집위원에게 "창비의 안타까운 상처에 기대서 문학동네가 적당히 묻어가면 한국문학은 결코 개혁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이들이 주장하는 '칭찬하는 비평'은 "영혼 없는 칭찬인 경우가 너무 많다"며 '문학동네' 지면의 혁신을 요구했다.
권 교수는 이제는 누구나 쓰고 싶어하는 지면이 '문학동네'라면서도 "활발한 토론과 비판, 다양한 문제제기를 문학동네 지면에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양심적이고 열정적인 비평가, 문학을 사랑하면서도 비판적 자의식을 지닌 젊은 비평가들에게 자주 청탁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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