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칠드런' 장은선 작가 "저항 않는 청소년, 사각지대 있는 약자"

제8회 '블루픽션상' 당선작

장은선 작가(비룡소 제공).ⓒ News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10대를 위한 청소년문학상 블루픽션 여덟 번째 수상작 '밀레니얼 칠드런'의 저자 장은선(31) 작가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밀레니얼 칠드런'은 노화의 원리가 규명돼 자식을 갖는 것이 재력의 상징이 된 근미래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 '새벽'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하루아침에 정부 허가 없이 태어난 아이들을 수용하는 '학교'에 수용되고 계급화된 학교의 현실을 본 새벽은 친구들과 학교를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장은선 작가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돈도, 직장도 없지만 장기간 일해 온 중장년층은 그렇지 않다"면서 "만약 그 사람들이 영원히 죽지 않고 계속 부를 소유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에서 이런 세계관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 작가가 소설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10대다. 그는 "철저하게 10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 청소년은 사각지대에 있는 약자라고 생각해요. 다른 약자들은 행진을 하거나 매체를 만드는 등 어떤 식으로든 저항하는데 한국 청소년은 그런 식으로 집단화된 적이 없잖아요. 아이들이 자기 생각이 강하고 표현도 잘하는데 왜 우리가 이래야 하는지 문제의식이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이를 지적해보고 싶었어요."

소설 속에서 새벽이 간 학교는 '자식세'를 낼 능력이 없는 부모들이 정부 몰래 낳은 아이들이나 새벽이처럼 갑자기 세금을 낼 수 없게 된 아이들이 가는 곳이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파를 나눠 서로 적대시한다. 또 성인이 되기 위해 성인능력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실패하면 영원히 비성년자로 살아야 한다.

"고등학교 때 경기도에서 강남에 있는 한 명문고로 전학을 갔어요. 컬쳐 쇼크였죠. 그들의 학습 수준이나 정보력을 보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건 따라갈 수 없겠구나 했어요. 다 똑같은 출발선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설에서 '등록 아동'이었던 새벽이를 아무도 이길 수 없는 것처럼요. 이런 점은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다고 봐요."

장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모교 후배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가 본 오늘날의 10대는 그의 10대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언제까지 학교에서 두발 자유만 논하고 있을 것인가"라면서 "좀 더 높은 차원의 인권을 주장해도 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소설의 배경은 근미래지만 미래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밀레니얼 칠드런'은 심사위원으로부터 "자본주의 사회의 비인간성, 기술과 윤리의 문제 등 현재 존재하는 또는 앞으로 존재할 수 있는 여러 사회적 문제와의 고리를 놓치지 않는 문제의식을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목도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밀레니엄'의 형용사인 '밀레니얼'은 천 년이라는 의미와 함께 기독교에서 말하는 유토피아를 의미한다. 장 작가는 "소설 속 세계는 모두가 꿈꾸는 유토피아지만 아이들에게는 비참한 곳으로 반어적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한편으로 '밀레니엄' 즉 지금의 아이들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소설에 쏟아 부은 시간은 세 달 남짓이다. 보증금을 빼 세계여행을 다녀와서야 다시 일하고 싶은 의욕이 들었다는 장 작가는 회사에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풀고자 주말마다 도서관을 찾았다. 그렇게 여름 내 소설이 완성됐다. 현재 '밀레니얼 칠드런'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다.

'블루픽션상'은 민음사의 아동문학브랜드인 비룡소가 2007년 제정한 청소년 문학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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