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강세·영상 위력'…2013년 베스트셀러 동향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출판인회의 베스트셀러 정상
- 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한국출판인회의가 집계한 2013년 베스트셀러 정상에 올랐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지난 1월1일부터 12월19일까지 종합한 올해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출간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교보문고와 예스24 종합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이와 같이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에세이는 계속되는 경제불황 속에서 강세를 보였다. 출판인회의 베스트셀러 100위권 안에 든 에세이는 총 15권이었다. 특히 법륜스님의 '인생수업'(11위)은 이번주까지 11주 연속 베스트셀러 정상을 지키고 있다.
◇메마른 경제 어루만지는 소설
경제 불황에는 위로와 감성을 자극하는 문학의 인기가 높다는 속설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이 독자들의 올해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10위 안에는 총 7권의 소설이 있었다.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2위로 소설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일본소설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각각 5, 6위를 차지했다. 조정래 신작 '정글만리' 1권은 3위, 2~3권은 차례로 9~10위에 올랐다. 신경숙의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8위에 이름을 새겼다.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권 안에 자리잡은 소설은 총 29권이었다.
박범신, 김진명, 정유정, 조정래, 김영하, 공지영, 신경숙 등 국내 작가들을 비롯해 무라카미 하루키, 베르나르 베르베르, 댄 브라운, 더글라스 케네디, 요나스 요나손, 기욤 뮈소 등 해외작가들이 선전했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앨리스 먼로의 대표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은 76위에 등장했다.
지난 하반기 동안 이어진 인기 작가들의 풍성한 신간 출시가 내년 출판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면에 끼친 영상의 위력
올해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른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지난 2월 KBS 2TV '달빛 프린스'에서 배우 이보영의 애독서로 나온 이후 급부상했다. 이처럼 이번 해 출판계는 TV와 영화 등 영상 매체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KBS 2TV '인간의 조건'에 나온 에세이 '1㎝+'(14위), SBS '결혼의 여신'의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1916~1956'(24위), SBS '주군의 태양'의 '폭풍우 치는 밤에'(52위), KBS 2TV '비밀'의 '자기 앞의 생'(100위) 등이 그 사례다.
'위대한 개츠비'(문학동네 30위·민음사 41위), '파이 이야기'(68위) 등 영화화된 원작도 관심을 받았다. 또한 드라마 내용을 소설로 엮은 책이 잇달아 출간되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L이 펴낸 사진집 '엘스 브라보 뷰티풀(L's Bravo Viewtiful)' 1, 2권은 각각 66, 92위를 차지했다.
◇인기 석학·유명 저자 활약 두드러진 인문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쓴 '어떻게 살 것인가'(16위)를 필두로 '여덟 단어'(34위), '죽음이란 무엇인가'(42위), '강신주의 감정수업'(60위) 등 인문서 7권이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들었다.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인문학 열풍이 이들 책을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렸으나 강연회로 인기를 얻은 석학, 기존 베스트셀러 저자 등의 저서가 주를 이룬 면도 보였다.
인문 분야와 관련해 교보문고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고 있으나 기존에 인문학의 주 구매층은 가벼워진 콘텐츠에 실망을 하고 신규 독자들도 비슷한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껴 흥미를 끌지 못했다"고 추세를 짚어줬다.
◇책 안 읽는 젊은 층…독서 인구 연령 높아져
젊은 층의 책 구매 비율은 점점 떨어지는 반면 40대 이상 독자의 도서 판매 점유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예스24는 지난 해에 비해 40대에서 2.1%포인트, 50대에서 0.8%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판매권수 점유율에서 40대는 1.0%포인트, 50대는 0.9%포인트 올랐다.
또한 교보문고는 "도서 유통 시장이 경기 불황 여파로 가구당 책 구입비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면서 "온·오프라인 서점 모두 매출이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내용과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의 도서 구매율이 떨어진다는 점은 향후 출판업계의 그리 밝지 않은 전망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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