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신사적 고찰
- 박상재 인턴기자
(서울=뉴스1) 박상재 인턴기자 = 전후 일본의 비판적 지성인으로 꼽혔던 후지타 쇼조(1927~2003)가 1975년부터 1981년까지 쓴 글을 모은 책 '정신사적 고찰'이 출간됐다. '정신사적 고찰'은 현대 사회에 나타난 문제적 현상을 진단하고 그 정신사적 연원을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신자적 고찰'은 일본에 출판된 1982년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각계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좌파 마루야파 학파의 수재로 여겨졌던 후지타가 오랜 침묵을 깨고 귀환을 알린 작품인데다 기존의 근대-전근대의 구도를 벗어난 새로운 인류학적 시야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존 사회의 총체적 붕괴와 혼돈, 카오스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그 속에서 현대 사회의 본질적 문제가 대립의 말살로 인한 '경험의 상실'임을 집약해낸다. 또 지난 역사적 전환의 갈림길에서 버림받고 묻힌 가치들과 가능성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신사적 고찰'은 고대에서 율령국가로, 중세에서 메이지 시대로, 그리고 메이지 시대에서 쇼와 시대로 이어지는 여러 역사적 순간들에 쓰여진 단편들을 모아 단단하게 이어 보여주고 있다.
특히 수록된 단편 '어느 상실의 경험'은 골목길에서 아이들의 숨바꼭질 놀이가 사라졌다는 일상적인 서술로부터 숨바꼭질의 기원을 탐색한다. 이러한 기원을 살피는 과정에서 후지타는 현대 사회가 무자한 위기인 '경험의 상실' 문제를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이어 단편 '신품 문화'를 통해 첫 장에서부터 단편들을 관통해 온 경험의 상실에 관한 문제의식을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실상 묘사를 통해 간결하고 응집력 있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정신사적 고찰'은 책 전반에 걸쳐 저자 특유의 글맛과 일관된 정신적 태도를 유지해 모인 단편들을 이질감 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또 마지막에는 저자 후지타 쇼조의 후기와 일본 문학자 무토 다케요시의 해설도 만나볼 수 있다.
돌베개 출판사. 13000원. 259쪽.
sang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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