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인스타·스레드, 국내서 청소년 2시간 이용 제한 논의
메타 "韓정부·정책당국과 국내 적용 방안 논의 중"
"전면 금지는 부작용…폐지된 게임 셧다운제 기억해야"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메타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시간을 제한하고 심야에는 접속을 차단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도입을 추진하는 '하루 2시간·밤 12시~오전 6시 이용 제한'과 유사한 청소년 보호조치를 국내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협의 중이다.
다만 청소년의 SNS 이용 자체를 막는 전면 금지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메타는 2011년 도입됐다가 2022년 폐지된 한국의 게임 셧다운제를 사례로 들며 일률적인 이용 금지보다 연령에 맞는 보호조치와 부모의 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메타코리아는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본사에서 청소년의 온라인 안전을 주제로 '스크린 스마트'(Screen Smart)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청소년 보호 정책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필립 추아 메타 아시아태평양본부 정책 디렉터는 미국에서 도입을 추진하는 청소년 SNS 이용시간 제한과 심야 이용 차단 조치와 관련해 한국 정부 및 정책 입안자들과도 유사한 보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아 디렉터는 "어떤 솔루션이 한국에 알맞을지 이야기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논의되는 앱 이용시간 제한 등을 언급했다.
메타는 청소년의 SNS 이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연령에 맞는 콘텐츠와 기능을 기본값으로 제공하는 '세이프티 바이 디자인'(Safety by Design)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추아 디렉터는 "청소년들은 온라인에 있고 싶어 하는 동시에 안전하기를 원한다"며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추진하는 청소년 SNS 전면 금지는 우회 이용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 SNS 이용을 막을 경우 청소년들이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소규모 플랫폼으로 이동해 오히려 보호장치가 부족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게임 셧다운제도 전면 금지에 반대하는 사례로 들었다.
추아 디렉터는 "한국은 2011년부터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한 경험이 있었고 결국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심야 게임 이용을 제한했던 셧다운제는 2022년 폐지됐다.
메타는 개별 플랫폼만 이용시간을 제한할 경우 청소년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여러 플랫폼을 아우르는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추아 디렉터는 "아직 유튜브나 틱톡이 청소년 SNS 보호조치에 함께 하고 있지 않다"며 미국에서 앱별 이용시간을 나누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현재 국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에 적용 중인 '청소년 계정'(Teen Accounts)을 오는 18일부터 스레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추아 디렉터는 "다음 주부터 스레드에 청소년 계정을 확대하고 한국에서도 일주일 내 전면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메타가 청소년으로 파악한 이용자에게는 별도로 설정하지 않아도 강화된 보호 기능이 기본 적용된다. 18세 미만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설정되고 청소년에게 연락하거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상대도 제한된다.
자해·자상 등 위험 신호가 포착됐을 때 부모에게 알리는 기능도 추진한다. 현재는 청소년이 자해나 자상 등 심각한 주제를 검색하면 상담기관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를 부모에게도 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식보다 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이용 방식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협회(CDL) 회장은 "무조건 금지하다 (청소년 SNS가) 음지화되는 게 제일 무서운 일"이라며 "알면 예방할 수 있지만 모르면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가 관리·감독자가 아니라 동행하는 친구, 파트너가 돼 아이와 상의하고 토론하면서 같이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 좋은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연 한국외대 상담·UX 심리학 교수는 "부모가 규제나 통제 방식으로 걱정을 표현하면 안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문제로 초점이 바뀔 수 있다"며 "자율성에 대한 욕구는 존중하되 SNS 안전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욱 메타코리아 부사장은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청소년과 전문가, 부모, 사회 전체의 공동 노력이 이뤄져야 청소년들이 더 안전하게 온라인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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