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첫 정책·외교 총괄 영입…AI 거버넌스 대응 강화

쿠에야르 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총재 선임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 조정 및 글로벌 AI 재편 대응 의지

앤트로픽 로고. 2026.04.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초대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CGAO·Chief Global Affairs Officer)를 선임하며 AI 정책과 규제, 국제 협력 대응을 '최고경영진' 레벨로 격상했다.

AI 기업들이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정책과 외교, 글로벌 거버넌스 대응 역량까지 경쟁하는 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앤트로픽은 지난 4일(현지시간) 초대 CGAO로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쿠에야르 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총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쿠에야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사법·규제정책 특별보좌관을 지냈으며, 이후 캘리포니아주 대법관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총재를 역임한 법률·국제정책 전문가다.

앤트로픽은 이번 인사에 대해 AI 정책과 규제, 국가안보, 국제 협력 등 글로벌 대외 전략을 총괄하기 위한 조직 신설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AI 전문성뿐 아니라 폭넓은 정부 경험과 정책 조율 능력을 갖춘 인물을 영입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와의 정책 협의가 새로운 역할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AI 산업에서는 기술 경쟁 못지않게 각국 정부와의 정책 협력과 규제 대응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첨단 AI 모델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국가안보 관점에서 AI 정책을 재편하면서 AI 기업들도 정부 대응 조직을 확대하는 추세다.

앤트로픽 역시 최근 미국 정부의 AI 정책과 관련해 여러 현안에 대응해왔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인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해 해외 접근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이를 계기로 첨단 AI 모델이 국가 전략기술로 관리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AI 모델의 군사 활용과 안전성, 국가안보 정책 등을 둘러싼 논의에서도 앤트로픽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정책 논의에 참여해 왔다.

최근에는 AI 생태계를 둘러싼 글로벌 노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등은 개방형 AI 생태계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앤트로픽은 최첨단 AI 모델의 무제한 공개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앤트로픽은 중국 기업들이 증류(distillation) 등을 통해 미국의 최첨단 AI 기술을 빠르게 추격할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국가안보 관점에서 첨단 AI 모델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민주주의 국가 간 AI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모데이 CEO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AI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야 한다"며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AI 발전을 이끌고 적대국들이 AI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에야르 신임 CGAO는 "미국과 세계 각국 정책 입안자들은 AI를 어떻게 개발하고 관리할 것인지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며 "지금 내리는 결정이 AI가 과학 발전과 인류 삶의 개선에 기여할지, 아니면 새로운 위험과 불평등을 키울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