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성능 AI 빗장 거는 美 정부…'소버린 AI' 중요성 부각

미국 행정부, 앤트로픽 '미토스'급 AI 모델 수출 전면 통제
빅테크 기업 기술 종속 막고 AI 주권 확보할 필요성 대두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미국 정부가 현존 최고 성능을 지닌 인공지능(AI) 모델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외산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소버린 AI' 모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15일 앤트로픽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수출 통제 지침을 통해 외국인의 '클로드 미토스5'와 '클로드 페이블5' 접근을 전면 중단했다.

이들은 지난 9일(현지시간) 출시된 최상위 모델이다. 미토스는 악용 우려 탓에 제한적으로 제공된 고성능 AI다. 페이블5는 미토스에 안전장치를 달고 공개된 모델이다.

이중 미토스는 주요 운영체제(OS)와 브라우저 취약점을 식별하고 공격 코드를 생성하는 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된다.

보안 업계는 미토스가 '제로데이 취약점'(보안 패치가 배포되지 않은 약점)을 자동 탐색해 공격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AI가 보안 패치 제작 속도보다 빠르게 취약점을 찾아내 공격할 경우 기존 방어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우려점 때문에 미토스를 대중에 공개하지 않고 '프로젝트 글라스윙' 등을 통해 핵심 인프라 기업과 기관에만 제공하고 있다.

프로젝트 글라스윙은 앤트로픽이 일부 국가 및 기업과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로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탐지하고 방어하는 사이버 보안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15개국 150개 기관이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외국 국적자의 미토스 모델 사용을 금지하며 국내 기업의 프로젝트 글라스윙 참여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앤트로픽 측과 지속해서 소통 중이며 정확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국제 정세 변동에 따라 '소버린 AI' 도입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소버린 AI는 특정 국가가 외부 의존 없이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통제하는 AI 인프라다.

이는 기술 종속을 막고 데이터 주권을 보호할 목적으로 등장했다. 정부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육성하는 '국가대표 AI' 프로젝트를 가동해 소버린 AI를 확보하고자 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뉴스1 김명섭 기자

최근 AI 모델 성능 고도화와 미국 행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가 맞물리며, 업계에서는 독자적인 AI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미토스 쇼크' 관련 논의를 언급하며 자체 프런티어 모델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필요시 독자적 개발과 운용이 가능한 역량을 확보해야 전략적 자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핵심 인프라와 산업 보안을 해외 빅테크 모델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며 AI 보안 주권을 준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가 'AI 기술 종속이 됐을 때 벌어지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하 전 수석은 "이런 일은 언제든 계속 생길 수 있기에 국가의 자체적인 AI 역량, 즉 소버린 AI가 중요하다"고 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기술총괄은 "미국이 전략 자원인 '지능' 접근을 통제하고 '제품' 접근을 부분 허용하는 비대칭적 AI 전략을 구사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총괄은 지금이 '전략 자원을 확보할 적기'라며 한국이 보유한 AI 개발 역량과 '메모리 반도체' 협상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