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국토장관 "韓 자율주행 정책전환 절실…구글맵은 안보 문제"
'미국 수주 지원단' 단장 자격으로 9일까지 활동…CES·웨이모 현장 참관
"건설산업 美 수주 확대 단계…근로자 비자 문제 부처 차원 지원"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을 방문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는 점을 이번에 와서 절실히 느꼈다"면서 정책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구글 지도(구글 맵) 반출 문제에 대해서는 산업·통상 사안이 아니라 "안보 차원의 문제"라며 신중한 접근 기조를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자율주행 분야가 이렇게까지 처져 있는 줄 몰랐다"며 "중국 사례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이미 상당히 앞서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더 이상 뒤처지지 않으려면 획기적인 지원과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CES를 계기로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과 운영 실태를 직접 보고, 웨이모 등 현장을 방문해 어떤 방식으로 제도가 뒷받침되고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며 "단순히 기술 문제가 아니라 법·제도·실증 환경 전반을 다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율주행은 실험실이나 시범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실증 도시를 만들고 실제 도로에서 부딪히며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개인정보보호, 데이터 활용 규제 등 국내 법·제도 역시 자율주행 확산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김 장관은 "이번 예산 과정에서 자율주행 관련 예산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며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와도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국회 증액 과정 등을 거쳐 올해는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까지 이어지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지도 문제의 핵심은 산업이나 편의성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 문제"라며 "가장 상위의 개념은 안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안은 국토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토부·산업통상자원부·국가안보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논의하고 결정하겠지만, 안보실의 판단을 중요하게 보고 있고, 그 입장을 존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다만 글로벌 IT 기업 간 접근 방식의 차이를 언급하며 협상 여지를 시사했다. 그는 "애플의 경우 국내 서버 설치 의향을 보이는 등 요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애플과의 협상이 진전된다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구글과도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기반 택시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하며, 빨리 이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택시 업계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인프라 구축 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미국 수주 지원단' 단장 자격으로 방미 중인 김 장관은 9일까지 미국 현지에서 미국 기업인들과의 회동 등 공식 활동을 진행한다.
그는 "우리나라 건설 기업이 미국에서 수주를 많이 하고 있으며, 확대 발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건설 근로자 비자 문제에 대해 "외교부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 우리 건설인에 대한 지원은 우리 일이기 때문에 잘 소통하고 준비해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제조업 부흥 및 에너지 인프라 확대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가운데, 원자력, 조선업 등의 산업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 확대에 따른 인프라 구축 사업 수주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국토부 본부와 주미대사관의 국토관, 미국 진출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의 필요성과 구축 의지도 내비쳤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에는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미 인디애나주의 친환경 암모니아 플랜트 사업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이 사업은 화석연료 기반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저탄소 암모니아를 생산·공급하는 플랜트로, 한·미 간 첫 대규모 플랜트 협력 사례다.
국토부가 조성한 PIS(Plant·Infrastructure·Smart city) 펀드와 미국 에너지부 산하 EDF(Energy Dominance Financing) 정책금융이 함께 참여해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기념 행사에 앞서 김 장관은 제임스 패트릭 댄리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과 면담하고 한·미 인프라 협력 확대와 정책금융 연계 방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세계은행(WB)과의 실무급 면담을 통해 다자개발은행(MDB)과 우리 기업 간 금융 협력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후 김 장관은 6~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에 참석한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과 아마존, 퀄컴, 구글 웨이모 등 글로벌 기업 부스를 방문해 AI, ICT, 자율주행 등 분야의 최신 기술 동향을 살펴볼 예정이다.
8일에는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스탠퍼드대학교에 위치한 국토교통 연구개발(R&D) 실증 현장을 방문한다.
9일에는 활주로 이탈방지 시설(EMAS)이 설치된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방문해 미국 교통부(DOT), 연방항공청(FAA)과 기술 현황을 공유하고, EMAS 설치 사례를 시찰할 계획이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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