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 쓰는 수업도 만든다…KAIST, 교과목 'AI 맞춤' 재설계
2027년 3월부터 '자립·확장·주도' 3단계 교육체계 적용
인문사회·기초과학은 'AI 프리'…전공은 설계부터 개발·검증까지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인공지능(AI)이 대학 교육 현장에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내년 3월부터 전 교과목을 AI 시대에 맞게 재설계한다.
전공·융합 과목에서는 AI 활용을 적극 확대하는 한편 인문사회·기초과학 등 기초 소양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AI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읽고 생각하는 'AI 프리' 교육을 도입한다. AI를 활용하는 능력뿐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기초역량도 함께 키우겠다는 취지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2027년 3월 학기부터 전 교과목을 AI 활용 수준과 교육 목적에 따라 재설계하는 교육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AIST는 교육과정을 '자립·확장·주도' 등 3개 영역으로 체계화한다.
'자립' 영역에서는 AI를 사용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사고하며 기초역량을 기르는 데 집중한다. '확장' 영역에서는 AI를 적극 활용해 학습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 '주도' 영역에서는 AI를 직접 설계하고 검증하는 등 학생이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
인문사회와 기초과학 등 기본 소양을 쌓는 과정에서는 AI에 의존하지 않고 학생이 직접 읽고 생각하고 발표하도록 한다.
배 총장은 "인문사회나 기초과학에서는 AI에 끌려가지 않고 부작용을 최소화해 학생의 주체성, 기본 소양을 늘리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AI 프리'가 해당 수업에서 AI 활용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먼저 AI의 도움 없이 기초적인 사고 능력을 기른 뒤 AI를 활용했을 때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까지 경험하도록 한다.
반면 대부분의 전공·융합 과목에서는 AI 활용을 적극 확대한다. 학생이 AI를 활용해 기존보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학습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한다.
AI 기술 자체를 연구·개발하는 분야에서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피지컬 AI 등 AI를 직접 설계하고 개발·검증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한다.
KAIST는 새로운 교육체계를 내년 3월부터 신입생뿐 아니라 기존 재학생에게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배 총장은 "내년 3월 학기가 되면 신입생뿐 아니라 2·3·4학년 수업도 AI 활용 등급이 정리가 되어 있을 것"이라며 "3월부터 모든 사람이 시작하게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학원 교육도 같은 방향으로 바뀐다. 석·박사 과정 역시 AI 활용 수준에 따라 교과목을 재설계한다.
KAIST는 교육과정 개편을 위해 'AI 교육·연구 혁신위원회'를 가동한다. 위원회를 중심으로 교과목별 AI 활용 수준을 분류하고 구체적인 교육 방식을 마련할 예정이다.
일부 학과에서는 이미 신규 과목을 만들거나 기존 교과목의 강의계획서를 AI 시대에 맞게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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