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첫 '빛' 내보낸 중이온 가속기 '라온'…세계 최고에 도전
해외 가속기보다 성능 좋은 라온…"더 희귀한 동위원소 만들 것"
2011년부터 시작된 구축 사업…4차례 수정하며 우여곡절 겪어
- 김승준 기자
(대전=뉴스1) 김승준 기자 = 중이온 가속기 '라온'이 10월 첫 빔 인출을 시작으로 안정적 가동을 위한 준비를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 가속기 연구소는 15일 대전에 위치한 중이온 가속기를 언론에 공개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과학시설'이라고 불리는 라온은 1조5184억원이 투입되어 2011년부터 구축 사업이 시작됐다. 사업지작 11여년이 지난 10월24일 첫 빔을 내보냈다.
15일 공개된 중이온 가속기 연구소는 첫 빔 인출을 시작으로 성공적인 추가 운전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연구진은 두번째 빔 인출 실험을 이르면 11월 내에 착수할 예정이다. 라온은 2023년 3월까지 반복적인 빔 인출 등을 통한 시운전을 마치고, 준비과정을 거쳐 2024년 10월에는 본격적인 과학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권면 중이온가속기구축단장은 "라온은 (해외 가속기보다 더) 희귀한 동위 원소를 만들 수 있는 독창성이 있다"며 "국내외 연구자들이 이용 신청을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견되지 않은 희귀 동위원소를 찾는 '라온'…세계 최고에 도전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다. 양성자의 개수에 따라 어떤 원소인지 정해진다. 예를 들어 핵의 양성자가 1개면 수소, 92개면 우라늄이다. 양성자의 개수가 같더라도 중성자의 개수가 달라지면, 같은 원소라 하더라도 물리적 성질이 달라지는데, 동위원소라고 부른다.
동위원소 중에는 수명이 짧아 발견이 어려운 '희귀 동위원소'가 있다. 이론적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동위원소에 비해 훨씬 많은 동위원소가 존재할 수 있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라온의 주 임무는 이러한 '희귀동위원소'를 생산해 물질의 본질을 이해하고, 우주 초기의 원소 생성 원리를 규명하는 것이다. 여기서 얻어진 정보는 장기적으로는 신소재 개발, 생명현상 규명 등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첨단 시설이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간단하다. 헬륨~우라늄에 이르는 원소의 이온을 전기장으로 가속, 표적 물질에 충돌시켜 희귀 동위 원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기를 띤 입자인 이온은 전기장에서 가속이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진공·극저온·고전압·고주파 전류가 필요하다.
권면 단장은 "제일 중요한 것이 극저온이라 액체 헬륨 만드는 플랜트가 시운전을 끝냈다. 액체 헬륨을 가속관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200미터가 넘는 수송관이 있다. 수송관도 냉각이 필요한데, 이 냉각에만 한달 정도 걸린다"며 "빔이 지나가는 동안 가속관에는 600만볼트(V)의 전압이 10㎝ 거리에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희귀 동위원소 생산 가속기는 ISOL과 IF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채택한다. 라온이 완성되면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이용하는 세계 최초의 시설이다. ISOL은 가벼운 이온을 가속시켜 무거운 표적 원소에 충돌시키는 방식이고, IF는 무거운 이온을 가속시켜 가벼운 표적에 충돌시키는 방식이다.
◇11년의 험난한 개발 여정, 저에너지 빔 인출로 한고비 넘겼다
라온은 2011년 12월 사업에 착수해, 2022년 10월에 첫 빔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 기반 기술을 확보해가며 제작이 동시에 이루어지며, 기술 미비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 지연 및 계획 수정을 거치기도 했다.
2012년 1월 세워진 기본 계획은 2013년, 2015년, 2019년, 2021년 4차례에 걸쳐 수정됐다. 또 대규모 재원이 들어가는 만큼, 기재부를 비롯한 각종 당국의 사업 검토를 여러 차례 받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라온은 국회 국정감사에 단골 지적대상이 되기도 했다.
2021년 사업 계획 변경에서는 '전 구간 구축'에서 '단계별 구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완성된 '저에너지 구간'과 좀 더 기술 확보가 필요한 '고에너지 구간'으로 나누어 2단계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확보된 저에너지 구간을 활용해 활용성을 입증하고, 고에너지 구간 구축에 필요한 기술을 검증·개발해 차질 없는 향후 사업 추진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제작이 완료되어 빔 인출, 시운전에 들어간 것은 '저 에너지 구간'으로 이르면 2024년 10월부터는 연구자들이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에너지 구간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선행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이후 본 제품 제작과 시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seungjun24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