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화학실험실 비극, 1년7개월만에 후속 입법 완료

전혜숙 의원 발의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본회의 통과
1억원 넘는 연구실 사고 치료비, 대학 지원 근거 마련

27일 오후 4시30분쯤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화학관 1층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남여 대학생 4명이 다쳤다. (대구소방본부제공) 2019.12.2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대학연구실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대학이 피해 학생에게 연구실안전보험의 한도 1억 원을 초과하는 치료비를 지원할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2019년 경북대 화학실험실 사고의 후속 입법 조치가 일단락된 것.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연구실안전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혜숙 의원은 법안 발의 취지로 "2019년 12월 발생한 경북대학교 화학실험실 사고는 열악한 연구실 안전 실태를 알리며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현행 법령 및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중대한 계기가 됐다"며 "정작 해당 사고로 심각한 상해를 입은 피해 당사자들은 불분명한 법적 근거와 대학 측 의 소극적인 태도로 막대한 규모의 치료비를 안정적으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피해 구제를 위한 연구 기관의 장의 노력 의무 △보험금 이상의 치료비 지원 근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3월, 전혜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연구과제에 참여하는 학생연구원들이 산재법 특례 적용을 받게 된 바 있다. 이 법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전체 연구활동종사자 90만 명 중 산재법 적용을 받는 연구과제 참여자는 10만 명에 불과해 남아 있는 사각지대가 오히려 더 컸다. 이 법 개정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도 연구실안전보험에 더해 대학으로부터 추가적인 피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경북대 실험실 폭발 피해자 아버지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피해 대책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번 연구실안전법 개정으로 2019년 경북대 화학실험실 피해자도 대학 측으로부터 피해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019년 12월27일 경북대학교 화학관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화학 시료 폐액을 처리하던 중, 혼합된 폐액이 반응해 폭발로 이어진 것이다. 피해자 A씨는 3도 화상을 전신의 80% 이상 입었다.

경북대 측은 사고 발생 직후에는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보험 보상 한도액 초과와 예산 관련 규정 등의 문제로 치료비 지원이 어렵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총학생회와 민주노총 전국대학원생노조, 교수 노조 등이 학교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결국 2020년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교육위원회 등의 국정감사에서 이 사고가 다뤄졌다.

과방위에는 피해자의 아버지 임모씨가 출석해 "이 자리에 나오기가 굉장히 망설여졌다. 꿈 많고 꽃다운 20대의 딸은 아파서 저러고 있는데, 아빠라는 사람이 국회에 나와서 이야기를 한다는 게 맞는가 생각했다"며 "미래가 청년이라고 말만 하지 말고 청년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목숨을 담보로 살지 않도록 법을 만들어야한다. 어른들이 안전에 대해서 청년들이 생각 못 하는 것까지 찾아서 해줘야한다"고 호소했다.

전혜숙 국회의원은 "우리나라 연구실 사고의 70%가 대학에서 발생하고 피해자들의 80% 역시 학생연구원들이다. 청년 과학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어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가 있다"며 "앞으로도 청년 과학기술자의 좋은 연구환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구실 안전법'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2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백신특위 3차 회의에서 전혜숙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1.6.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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