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필요한 '벡터·행렬' 빠진 교육 과정…"쉬운 교육 능사 아니다"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학습 부담 경감을 이유로 수·과학 교과목의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앞으로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기초과학학회협의체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이공계 교육을 위한 고교-대학교육 연계 및 혁신 방안'을 주제로 연합 포럼을 11일 온라인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 방안에 대해서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현행 교육과정에서 행렬과 벡터 교육에 대해서 지적했다. 행렬과 벡터에 대한 이해는 인공지능 기술 이해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백란 호남대 컴퓨터공학과교수(한국여성정보인협회장)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수학적 경쟁력이다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수학은) 순수 수학이 아니라 인공지능에서 많이 쓰이는 행렬·벡터 등이 핵심적"이라며 "현재 핵심 분야가 빠진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제 비교해 볼 때, 미국 영국 싱가포르는 행렬과 벡터가 기본 과정에 들어있고, 싱가포르는 심화과정에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행렬은 (교과과정에) 들어있지 않고 벡터만 진로 선택 과목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행렬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필수 과목에서 빠졌고,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벡터 교과 과정 일부는 필수 과목에서 제외됐다.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는 '사교육 및 학습 부담 경감'이라는 명분이 있었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이준호 서울대 자연대학장은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학에서는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쉬운 초·중·고 교육이 능사가 아니다. 대학에서 해야하는 교육과 공부의 양이 늘어나게 돼 균형의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수포자'라고 불리는 수학 교육 이탈자를 줄이는 동시에 인공지능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수학·과학 교육을 내실화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이에 대해 조형희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한국공학한림원 인재양성위원장)은 "과학과 수학은 계단형이라 기초가 없으면 다음 수준으로 가기 어렵다"며 "앞으로 미래 사회에서 인문·사회 분야 대학생들도 과학·수학 교육이 필요하다. 중간 진입이 가능하도록 교육 방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영상·온라인 강의를 통한 수준별·반복 수업 △온·오프라인 혼합 교육 운영 △AI·게임 등을 활용한 교육매체 개발 등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신기술을 교육에 적용하는 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백란 교수는 "인공지능으로 성취도를 진단해서 수포자를 없앤다는 접근도 있다. 하지만 교육은 학생들의 동기유발이 중요하다"며 "인공지능을 도입할 경우 수준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들에게는 AI 맞춤형 교육이 빠른 길이 될 수 있지만, 수포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있다. 현장 교육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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